드디어 송혜교의 진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신데렐라도 민폐도 없다. 로맨스부터 개그, 성장까지 다 갖춘 완벽한 ‘태양의 후예’ 송혜교의 모습에 시청자들 역시 환호할 수밖에 없다.
송혜교는 KBS 2TV 월화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의사 강모연 역을 맡았다. 일할 때는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뛰어난 실력을 가진 인재로, 사랑할 때는 거침없고 솔직하면서도 신중한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
송혜교가 연기하는 강모연이 다른 이유는 꾸밈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실력보다 빽으로 자신보다 먼저 승진하는 동료를 보고 곧장 교수에게 달려가 “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첫 번째 때는 나이가 어리다, 두 번째 때는 논문 도와준 선배들 다 붙이고. 적어도 한 번은 백이 아니라 실력이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따졌고, 동료에게는 “너는 부끄럽지도 않니”라며 돌직구를 날렸다.
이는 유시진(송중기 분)과의 로맨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데이트를 앞두고 시진은 모연을 일찍 보기 위해 약속보다 2시간 일찍 찾아왔고, 무방비한 상태의 모연은 당황했다. 그도 그럴 것이 화장은커녕 떡진 머리에 운동복 차림이었기 때문. 그럼에도 기죽지 않고 그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머리 감고 올 테니 배달 음식을 시켜달라고 하는 모연의 여유는 분명 여타 드라마들의 여주인공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또한 그는 세상 모든 멋짐은 다 모은 듯한 유시진의 고백에도 신중했다. 시진은 ‘1회 1고백’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만큼 매회 매순간 모연을 향한 진심을 전하지만, 모연은 마음보다 현재 상황, 현재 상황보다 미래를 우선시했다.
지난 7회 방송에서도 마찬가지. 두 사람은 지옥과도 같은 재난 현장 속에서 재회했지만, 소회를 나눌 틈도 없이 각각 재난 현장 지휘자와 의료 봉사자로서 맡은 바 본분을 다했다. 특히 모연은 얼굴에는 재를 잔뜩 묻힌 채 야전에서 수술을 감행하거나 맨 손으로 심장 마사지를 하는 등의 모습으로 ‘걸크러쉬’의 진수를 보여줬다.
“나 이제 수술 안한다. 금방 돌아갈 거고 다시 있던 자리로 돌아가야 해서 아주 바쁘다”라며 철벽을 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충실한 모연의 매력이 이제야 자세히 보이기 시작했다. 언제든 바로 달려가기 위해 구두굽을 부러뜨리는 순간부터 각성하기 시작한 그의 활약은 앞으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