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작두 김구라 틀리지 않았다, 갓경규 또 전성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3.17 10: 36

방송인 김구라의 작두 가동은 틀리지 않았다. 올해 초 ‘무한도전’에서 이경규가 패널로 활약하길 기대한다는 김구라의 희망은 어김없이 들어맞고 있다. 자막으로만 등장해도 웃기고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누워만 있어도 재밌어서 우리는 그를 ‘갓경규’로 부르고 있다.
이경규의 전성시대다. 그가 지난 16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이름만 등장해도 빵빵 터졌다. 이윤석은 절친한 이경규에 대해 “그분은 이유가 있어서 화를 내는 게 아니라 일단 화를 낸 다음에 이유를 찾는다”라고 말했다. 몸이 좋지 않아 한약을 20년째 먹고 있는 이윤석에게 “왜 매일 한약을 먹느냐?”라고 묻는 사람, 잠시 자리를 비우면 버럭 화를 내는 사람이 바로 이경규라는 것.
이경규는 출연하지 않고도 화난 표정의 사진과 함께 큰 웃음을 안겼다. 앞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생방송에서도 새 역사를 썼다. 아직 방송되기 전인데도 이미 ‘레전드’라고 네티즌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는 ‘무한도전’에서 말했던대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들과 누워 있었다. 강아지들이 자유롭게 왔다갔다하고 무기력하게 누워서 툴툴거리는 모습만으로도 웃음을 선사했다.

이경규는 ‘버럭 화를 내는’ 캐릭터의 원조다. 방송을 30년 넘게 하면서 유연하게 흐름을 파악하고 자신이 어떻게 화를 내고 어떻게 당해야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는 현명한 방송인이다. 예능의 산증인답게 코미디부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그리고 리얼 예능프로그램과 토크쇼까지 거치지 않은 프로그램이 없다. 어떻게 보면 늘 불평과 불만이 많은 듯 하나 자신이 물러서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 순간은 알기에 시청자들은 그를 ‘갓경규’ 혹은 ‘예능 대부’라고 부르며 그가 당하고 불만을 쏟아내며 재미를 만들 때마다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그는 ‘무한도전’에서 새해 벽두부터 출연해 올해는 MC 뿐 아니라 게스트로도 나서겠다고 피력했다. 김구라는 당시 “이경규 씨는 일단 웃기는데 최고다. 괜히 정리 안 되는 것 정리하시지 마시고 이제는 패널로서 거듭나길 바란다”라면서 조언했다. 이경규 역시 “내가 ‘복면가왕’을 보면서 그 생각을 했다. MC 못할 바에야 패널로 있으면 되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제는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가릴 게 없다”라고 패널로서 프로그램에 출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말 유연한 대처법이었다. 그의 약속대로 이경규는 MC에 고집하지 않고 프로그램 패널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심지어 라디오 게스트로도 함께 했다. 그런 이경규에게 안방극장은 응답하고 있다. 벌써 셀 수 없이 전성기를 거친 그가 또 다시 새로운 전성기를 쓰는 중이다. / jmpyo@osen.co.kr
[사진] OSEN DB,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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