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벌써 3주에 걸쳐 시청률 특공대 특집을 마련했다. 오는 19일 방송은 멤버들이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한 채 거리로 나서 봄나들이로 인해 방송을 보지 않는다는 시청자들을 붙들겠다는 계획이다. 실시간 시청률이 크게 의미가 없게 된 요즘, ‘무한도전’은 왜 굳이 시청률 특공대 특집을 마련했을까.
‘무한도전’은 현재 멤버들이 송중기가 KBS 2TV ‘태양의 후예’에서 연기하는 유시진 대위처럼 특공대 차림을 한 채 자못 진지하게 봄마다 시청률이 떨어진다고 웃음을 위한 호들갑을 떨고 있다. 사실 ‘무한도전’은 10년 동안 시청률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간혹 시청률 하락으로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에게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한다. 그때마다 위기설이 불거지니 제작진과 출연진으로서는 시청률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것.
다만 최근 들어 시청률보다는 인터넷 화제성 지수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방송가 분위기상 ‘무한도전’은 위기랄 것도 없이 승승장구다. CJ E&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하는 화제성 지수 조사에서 전체 1위 혹은 예능 1위를 차지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
이 같은 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제작진과 출연진은 봄마다 나들이객으로 인해 시청률이 떨어진다며 일반 가정집을 급습한다든가, 시민들에게 토요일 오후 6시대에 본방송을 보는지를 물어보고 다녔다. 또한 시청률 하락 이유가 된다는 봄을 오는 것을 막겠다며 봄나물을 마구 먹는 상황극을 만들기도 했다. 심지어 오는 19일 방송에서는 시청률을 잡겠다고 코믹 분장을 한 채 길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공개될 예정이다.
사실 이 같은 비장함까지 느껴지는 시청률 특공대는 단순히 웃음 장치로만 보기에는 그동안 프로그램에 주제의식을 집어넣었던 ‘무한도전’의 행보를 되새김질해보면 의미심장하다. 그들이 펼쳐놓는 시청률 사수 작전은 위기도 기회로 만들고 웃음으로 승화하는 ‘무한도전’이기에 봄마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위기설을 사전에 차단하기도 하고,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위기설로 재밌는 상황극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엿보이기 때문. 물론 시청률보다 화제성을 더 중요시하는 요즘 분위기에 역행하는 의도적인 특집이기에 이들이 위기라고 너무 진지하게 시청률 하락을 걱정하는 모습은 도리어 큰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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