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에 세 편의 맛있는 드라마가 찾아왔다. 시청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무엇을 골라보든 어차피 남는 장사다.
매년 그러했듯 올 봄에도 지상파 3사에 새 드라마가 찾아왔는데 KBS는 애틋한 멜로를, MBC는 섬뜩한 복수를, SBS 배꼽 잡는 코믹을 그리며 안방극장 민심을 공략하고 있다.
송중기가 전역 후 복귀작으로 선택한 KBS2 ‘태양의 후예’는 2년 전 김수현 전지현이 열풍을 일으킨 ‘별에서 온 그대’를 잇는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여성 시청자들이 군 전역 후 한층 앙큼하고 단단해진 송중기의 매력에 푹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김은숙 작가의 맛깔난 대사와 이응복 PD의 연출력이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발휘한 것 같다. 거기에 송중기 진구 송혜교 김지원으로 이어지는 배우들의 찰진 연기가 양념을 쳤다. 가장 주목을 끄는 점은 ‘송송’-‘구원’ 커플의 로맨스다. 싸우고 화해하길 반복하는 두 커플의 사랑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매우 궁금하다.
지난 16일 방송을 시작한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비록 3.9%(닐슨코리아 제공·전국 기준)라는 낮은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었지만 태국에서 촬영한 강렬한 도입부와 빠른 전개로 복수극의 서막을 올렸다. 첫 방송 후 ‘태양의 후예’와 또 다른 매력이 있다며 앞으로 이 드라마를 챙겨 보겠다는 시청자들도 여럿 등장했다.
첫 회에서는 전직 해군 차지원(이진욱 분)이 민선재(김강우 분)에게 쫓기다 총에 맞았지만 다시 살아나겠다는 내레이션으로 시작, 스완(문채원 분)과의 태국 만남으로 이어지며 긴장감을 조성했다. 이진욱과 김강우는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와 심장을 뛰게 만드는 깊은 눈빛 연기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절친한 사이였던 이들이 왜 적으로 갈라섰는지 제작진이 깔아놓은 그 길을 따라가는 일이 흥미로울 것 같다. 문채원도 중간 중간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며 매력 발산을 했다. 남자들이 좋아하는 애교 섞인 연기를 보여준 것이다. 향후 세 사람이 그려나갈 전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시작한 SBS ‘돌아와요 아저씨’에도 멜로 요소가 있긴 하나 성별과 나이를 불문한 배우들의 코믹 연기가 입맛을 자극한다. ‘태양의 후예’와 같은 날 시작했는데 완전히 상충되는 장르로서 매력을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돌아와요 아저씨’는 천국행 열차를 탄 한기탁(김수로 분)과 김영수(김인권 분)가 이승에 대한 미련으로 돌아왔지만, 다른 사람으로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귀환기를 풀어내고 있다.
첫 방송부터 코믹 연기로 정평난 김수로 김인권 박철민 라미란 등이 능글맞은 표정 연기로 시선을 붙잡더니, 이후 정지훈 오연서 이하늬가 배턴을 물려받아 시청자들을 홀리고 있다. 첫 회부터 봤다면 이미 단단히 빠져들었을 터다.
송중기만 봐도 가슴이 떨리는 ‘태양의 후예’가 이미 승기를 쥐었지만 이진욱-김강우의 복수를 담은 ‘굿바이 미스터 블랙’, 정지훈-오연서의 망가지는 코믹연기도 물러설 수 없다는 듯 초강수를 두고 있다. 본 방송으로 보든, 다시보기로 몰아보든, 장르가 다른 세 드라마를 챙겨보는 일은 어찌됐건 시청자들에게 남는 장사다./ purplish@osen.co.kr
[사진] 지상파 3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