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중기의 '태양의 후예' 김은숙, 김원석 작가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은 틀리지 않았다.
송중기는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에서 특전사 유시진 대위 역을 맡아 여심을 사정없이 뒤흔들고 있다. 잘생긴 얼굴에 탁월한 리더십을 겸비하고 있으며,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며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저돌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 등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특히 '미인과 노인과 아이는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은 가슴 설레는 매너를 만들어냈고, 그가 던지는 농담은 저절로 광대 승천을 유발한다. 유시진의 유쾌하고 재치넘치는 성격을 알 수 있게 하는 농담은 송중기의 입을 통해 더욱 로맨틱한 어록이 되곤 하는데, 이 달달함 덕분에 '태양의 후예'는 방송 6회만에 28%가 넘는 시청률을 달성, 신드롬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로맨스만 부각되고 서사가 없어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하고 있기도 하다. 군국주의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송중기는 이에 대해 "계속 보게 된다면 그 깊이는 물론 인류애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무턱대고 "우리 드라마 최고"라고 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었다. 그는 "대중예술이기에 다양한 의견이 있어야 하고, 또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면 매력이 없을 것 같다. 비판도 있어야 하고 이를 환영한다"고 비판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송중기는 "로맨스 드라마이기 때문에 로맨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한 뒤 방송을 끝까지 시청하면 의사와 군인이 만드는 인류애부터 로맨스까지, 깊이감 있는 내용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송중기는 진구와의 브로맨스를 비롯한 군인들간의 전우애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한편 대사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모연이 대사를 할 때 바라보는 시진의 모습이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송중기는 김은숙 작가 뿐만 아니라 김원석 작가가 함께 작업을 한 이 '태양의 후예' 대본이 자신이 지금껏 만난 최고의 대본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태양의 후예'가 100% 사전 제작 드라마이기 때문에 더욱 믿음이 가는 이야기일 수밖에 없는데, 지난 16일 방송된 7회만 봐도 이를 체감할 수 있다.
재난 지역에서 어쩔 수 없이 두 사람 중 한 명의 목숨만 구해야 할 때 의사와 군인으로서 결단을 내려야 하고 이후 아파하는 모습이나 임신 중이라 마취 주사를 거부하는 여성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독이며 함께 고통을 이겨가는 의사의 모습 등은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다. 또한 유시진이 군인들에게 "중대장은 항상 옳은 명령만 내리겠다"고 책임감 있게 말하는 모습은 그들만이 느낄 수 있는 전우애가 있음을 알 수 있게 했다.
물론 그 속에서도 애틋한 사랑은 싹트지만, 그 이전에 군인과 의사가 보여줘야 하는 직업 의식 속에는 얼마나 처절한 희생이 따르는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곧 생명의 존엄성을 깨닫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태양의 후예'가 단순한 로맨스 드라마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인 셈이다. /parkjy@osen.co.kr
[사진] 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 &NEW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