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태양의 후예' 유시진 대위는 지금까지 김은숙 작가가 선보였던 역대 드라마 속 남자주인공들의 매력을 한데 섞어놓은 듯하다. 박력 넘치는 모습에서는 '파리의 연인' 한기주(박신양 분)가, 여심을 살살 녹이는 말재주에서는 '신사의 품격' 김도진(장동건 분)이 보이는 식이다.
그리고 이 유시진이라는 인물을 연기한 송중기는 요즘 최고의 주가를 날리고 있다. 이전에도 잘생긴 외모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수많은 여성 팬들을 거느린 그였지만, 김은숙 작가가 창조해 낸 완벽한 남자 유시진을 입자 시너지는 수배가 됐다.
현재 한국과 중국, '태양의 후예'가 방송되고 있는 두 나라에서 송중기의 인기는 가히 신드롬이라 불러도 될 정도다. 특유의 "~지 말입니다" 말투는 여기저기서 유행어가 됐고, 그가 군입대 전 찍었던 영화' 늑대소년'은 지금의 인기를 힘입어 깜짝 재개봉 했다. 국내를 뛰어넘어 중국에서의 광고 요청도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중기의 이 같은 성공은 어느 정도 보장이 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막 군대를 다녀온 그는 다른 젊은 배우들보다 훨씬 안정적인 '군필' 배우다. 군대를 다녀오고 난 후에는 전형적인 '꽃미남' 외모가 한층 남자답게 성숙했다.
무엇보다 김은숙 작가의 손을 잡은 것은 '신의 한 수'였다. 김은숙 작가는 자신의 이전 작품들 속 주인공의 매력을 뛰어넘는, 사실상 판타지에 가까운 인물을 창조해냈다. 잘생긴 군인인데, 좋아하는 여자에게 마음을 끝없이 표현하는 박력남. 유시진이라는 인물은 송중기를 통해 멋지게 생명을 입었다.
유시진은 작가와 배우가 함께 만든 '역대급 캐릭터'다. 개성과 매력을 두루 갖춘 캐릭터를 구상하고 쓴 작가의 필력과 이를 자신으로 내면화해 표현한 배우의 연기력이 멋진 시너지 작용을 냈다. 유시진이 하는 말들은 어록을 만들어도 될 정도다.
지금까지 '역대급 남자주인공'이라고 표현할 만한 캐릭터로는 '별에서 온 그대' 도민준이 '끝판왕'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그의 자리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 송중기의 유시진이다. 송중기의 인기는 어느 정도까지 치솟을까? 중반을 향해 달리고 있는 '태양의 후예'가 만들어낼 기록들에 기대감을 가져본다. /eujenej@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