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어떻게 참았나 싶다. 이렇게 코믹 연기를 잘 할 줄 상상도 못했다. 여기에 묵직한 감정 연기까지 일품이다. 오연서에 제대로 반하는 시간이다.
오연서는 현재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극본 노혜영, 연출 신윤섭)에서 전직 조폭 한기탁(김수로 분)이 환생한 홍난을 연기하고 있다. 처음엔 여자라는 점 때문에 어색해 하고 당황해하는 모습이 웃음으로 이어졌는데 이제는 진짜 '여자 김수로'를 보는 느낌이다. 그 정도로 오연서의 연기에 물이 올랐다.
특히 지난 17일 방송된 8회에서 홍난은 유혁(박민우 분)이 누군가의 지시를 받아 송이연(이하늬 분)을 이용했다고 고백하는 내용의 음성 파일을 게시판에 공개했다. 이는 기사화가 됐고 차재국(최원영 분)이 배후로 지목됐다. 또 송이연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홍난은 송이연에게 "너의 그 말같지도 않은 오해와 협박과 욕을 바가지로 먹어도 꾹 참고서, 요래 요래 생고생을 해 가면서 라라라라라라~유혁을 꼬셔가지고 너의 그 억울함을 만방에 알려 신문지 1문에 딱! 이런 날이 오긴 오는구나"라며 자랑을 했다. 이 때 오연서는 말투부터 제스처까지, 기가 막힌 김수로 빙의 연기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또 유혁과 승재(이태환 분)을 대할 때는 남자다운 파워가 넘쳤고, 자신의 존재를 아는 이해준(정지훈 분)과는 찰떡 같은 케미스트리를 완성했다. 식당에서 이해준을 만난 홍난은 물티슈로 목을 닦는 행동을 하는 동시에 이해준과 함께 여자들의 마음을 알고 싶다며 울적한 표정을 지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송이연이 자고 가라고 하자 그 때부터 쭉 긴장을 하던 홍난은 송이연이 샤워를 하러 간 사이 온갖 운동을 하며 어떻게든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제대로 잠도 못 자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던 홍난은 이후에도 송이연의 몸매를 보며 황홀한 표정을 지어 웃음을 자아냈다.
물론 웃기기만 한 것은 아니다. 뭉클했던 49재는 물론 협박을 하는 차재국에게 "한번만 더 송이연 괴롭히면 죽는다"초강수를 두며 송이연을 보호하는 모습은 듬직한 그 자체였다. 또한 한기탁을 그리워하는 송이연에게 "나약한 소리 집어치우고 정신 단단히 차려. 보란듯이 잘 살아보란 말야"라며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오연서는 이렇게 시시각각 달라져야 하는 캐릭터를 마치 제 옷 입은 듯 맛깔스럽게 연기해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여성 시청자들까지 반하게 만드는 무한 매력의 소유자 오연서가 있어 '돌아와요 아저씨'가 더욱 재미있고 탄탄한 드라마로 평가받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돌아와요 아저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