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 멤버이자 연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온유가 안방극장을 먹먹하게 했다. ‘태양의 후예’에서 의사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도망쳤던 순간을 자책하며 눈물을 쏟아내는 온유의 연기가 상당히 감동적인 부분이었기 때문. 온유가 안정적인 연기로 단순히 가볍기만 한 로맨스 드라가 아닌 ‘태양의 후예’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책임졌다.
온유는 현재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부잣집 아들이자 철없는 의사 이치훈 역을 연기하고 있다. 봉사 활동을 취미로 하는 이 남자는 우르크에서 지진 구호 현장에 몸담게 되면서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는 중. 세상 편하게 살았던 치훈이가 현지 아이와 교감하고 의사로서 사명감을 느끼며 책임감이 높아지는 성장이 곳곳에 배치되고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8회도 치훈이가 환자를 구하겠다고 씩씩하게 나섰지만 정작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이 되자 도망친 후 자책하며 울부짖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언제나 밝고 철딱서니가 없었던 치훈이지만 어느 순간 진짜 의사가 무엇인지, 자신이 이 생사가 오고가는 현장에서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얼마나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살아왔는지를 반성하고 있는 것. 치훈의 괴로움이 가득한 눈물, 그리고 다친 상처를 느끼지 못할 정도의 고통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극중에서 유쾌한 비타민 같은 역할인 줄 알았던 온유의 반전이기도 했다. 온유는 치훈이 진정한 의사가 되는 성장기를 연기하며 정식 정극 연기 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 중이다. 그동안 뮤지컬과 시트콤에 출연한 적은 있어도 정극 연기는 사실상 처음. 온유는 감정이 폭발해야 하는 장면에서 얼굴을 망가뜨리면서 눈물을 쏟아내며 시청자들에게 치훈이 얼마나 가슴이 미어지는 상황인지를 설득했다. 연기 경력이 많지 않음에도 치훈에게 잘 녹아들어 ‘태양의 후예’가 하고자 하는 인간애와 성장이라는 따뜻한 감동을 성실히 표현하고 있다.
로맨스 드라마로 그치는 게 아니라 뭉클한 감정으로 확장하는 ‘태양의 후예’의 주제 의식을 온유가 잘 전달하고 있는 중이다. 분량이 많지 않음에도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온유의 연기자로서의 다음 발걸음이 기대가 된다. / jmpyo@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