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이병헌과 유아인은 2015년 한국 영화계를 가장 아름답게 빛낸 대표 배우들이었다. 그런데 이 배우들이 중국까지 가서 상을 받아왔다. 남우주연상과 넥스트 제너레이션상은 중국 영화인 '자객 섭은낭'(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수상 독식 속에서도 얻은 값진 선물이었다.
이병헌과 유아인은 17일 오후(현지시각) 마카오 더 베네치안 마카오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안 필름 어워드(AFA, Asia Film Award)에서 각각 남우주연상(내부자들), 넥스트 제너레이션상, 2016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작품은 '자객 섭은낭'이었다. 이 영화는 최고상에 해당하는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촬영상, 음악상, 미술상, 음향상까지 총 8관왕에 올랐다. 그 가운데 한국은 4관왕을 하며, 이름을 지켰다. 특히 돋보였던 것은 이병헌과 유아인의 수상.
이병헌은 지난해 '내부자들'의 뜨거운 흥행으로 재기에 완벽하게 성공했다. 일련의 사건들을 거친 후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은 그였지만, 사람들은 인간미 넘치는 건달 안상구를 완벽하게 연기해 낸 그의 신들린 연기력에 박수를 보냈다. 실력으로 악재를 떨쳐버린 경우였다.
그는 올해 한국 영화 '마스터', '싱글라이더', 알 파치노 등과 함께 한 할리우드 영화 '미스컨덕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그는 한국 배우들 중 할리우드에서 가장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달 열린 제8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입증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시상을 하게 된 것. 예비 관객들에게는 '황야의 7인'을 비롯한 그가 앞으로 보여줄 할리우드 대형 프로젝트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였다.
2015년 하반기에 이병헌이 있었다면, 상반기를 지배한 것은 유아인이었다. 그는 지난해 여름 '베테랑'과 '사도'에서 뛰어난 연기로 관객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악역 조태오로 출연한 '베테랑'은 천만 영화가 됐고, '사도'에서의 연기는 열띤 호평을 받았다. 그로 인해 '아인시대'라는 말이 유행했다. 대세 배우로 우뚝 선 유아인의 입지를 보여주는 표현이다.
두 배우는 한국 영화계의 2015년을 대표하는 얼굴들이다. 탁월한 실력으로 해외에서까지 인정을 받은 이들이 2016년에는 또 어떤 활약을 보여주게 될까? 기대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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