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자객 섭은낭'이 트로피를 쓸어 담은 17일 제 10회 아시안필름어워즈(이하 AFA)는 중국의, 중국에 의한, 중국을 위한 잔치였다. 그래도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빛낸 건 역시 이병헌. 영화 '내부자들'에서 누구도 흉내낼수 없는 미친 연기력을 선보인 그는 당당히 중국과 홍콩의 홈 어드밴티지를 뚫고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병헌은 시상식이 끝난 뒤 한국 영화인들과 잠깐 같이 한 자리에서 "훌륭한 영화와 영화인들을 축하해주기 위해 이곳(마카오)에 꼭 오고 싶었다. 그런데 아시아의 거장과 대배우들 사이에서 큰 상까지 받게돼 굉장히 영광스럽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영화 '내부자들'을 찍을 때 정말 힘들었다. 고생과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스태프 여러 분들의 노고에 이 영광을 돌린다. 그리고 우민호 감독, 조승우, 백윤식님 등 이 작품을 같이 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내 아내와 아들에게 늘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마카오에서 개최된 이번 시상식에서 한국은 남우주연상 이병헌을 비롯해 유아인(넥스트 제너레이션상) 등 4개부문에서 수상했다.
'내부자들'에서 이병헌은 파격적인 연기 변신으로 주목을 받았다. 정치 깡패 안상구 역을 맡은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로 ‘모히토에서 몰디브 한 잔’이라는 애드리브까지 추가, 지난 연말 최고의 유행어로 만든 바 있다. 그의 열연에 힘입어 ‘내부자들'은 19금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감독판까지 더해 9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기록을 세웠다.
이에 앞서 이병헌은 지난 달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시상자로 나서는 등 월드스타로서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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