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여심 스틸이다.
사실 이제 와서 배우 송중기의 매력이 뒤늦게 발견된 것은 아니지만, 좋은 작품과 캐릭터, 그리고 배우들을 만나 그 매력이 더욱 만개했다. 요즘에는 여심뿐만 아니라 남자들의 마음까지 훔친 그다.
송중기는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통해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국내는 물론 동시 방송되고 있는 중국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누릴 정도다. 2012년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와 영화 '늑대소년' 이후 군입대, 3년여의 공백이 있었지만 '태양의 후예'를 통해 군 제대 스타들 누구보다 성공적인 복귀를 이뤄냈다. 전역 후 복귀작으로 다시 군복을 입기가 쉽지 않았을 법도 하지만, 송중기의 옳은 선택은 전에 없던 매력적인 군인을 탄생시켰다.
송중기 인기의 이유는 물론 그의 반듯한 외모나 담백한 매력도 있지만 잘 다져진 연기력이 기본 바탕이다.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한 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인기를 얻기 시작해 '뿌리 깊은 나무'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송중기. '착한남자'와 '늑대소년'은 스타 송중기를 탄생시켰고, '태양의 후예'로 스타성과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으면서 화룡점정을 찍은 상태다.
물론 '태양의 후예' 속 유시진이 송중기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옷이기 때문에 이런 신드롬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잘 어울린다는 말은 송중기가 그만큼 배역을 잘 소화해내고 있다는 의미. 송중기는 극중 유시진의 정의로움과 강직함, 또 다소 오글거릴 수 있는 로맨틱함을 똑똑한 연기로 풀어냈다. 물론 로맨스를 이끄는 강모연 역의 배우 송혜교나, 서대영 역의 진구와의 브로맨스 등 재미있는 요소가 곳곳에 있기도 하다.
특히 송중기는 평소에도 현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주도하고 재치 있는 말솜씨나 세심한 배려로 유명한데, 이는 곧 유시진 캐릭터와 부합한다. 농담으로 여심을 사로잡는 기술이 타고난 '잘생긴' 유시진은 '평범한' 재벌2세를 능가했다.
최근에는 '태양의 후예'를 통해 송중기의 목소리가 가진 매력까지 재발견되고 있다. 아나운서를 준비했던 송중기는 발음은 물론 목소리까지 담백하다. 멜로가 뚝뚝 떨어지는 그의 목소리는 사실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 팬들까지 열광하게 하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블록버스터급 재난 멜로로 다시 한 번 강렬하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친 송중기. 물 만난 '심(心) 스틸러'다. /seon@osen.co.kr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