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 유재석 및 멤버들은 시청자들이 야외로 나가는 3,4월 봄 시즌을 '춘궁기'라 표하며 시청률을 사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런데 이 춘궁기는 '무한도전'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봄이 시작 돼 극장보다는 야외를 더 찾게 되는 3,4월은 전통적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적은, 비수기로 여겨졌었다. 매번 그 해의 대형 영화들이 2,3,4월을 피해 여름 방학이나 겨울 방학, 연말연시를 개봉일로 노리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수기에도 극장은 활발하게 돌아간다. 성수기 개봉하는 영화들보다 규모는 작을 수 있지만, 훨씬 다채롭고 색다른 작품들이 많아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 잡는다. 때때로 성수기 못지 않은 성적을 낼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개봉한 오컬트 영화 '검은 사제들'과 범죄 드라마 '내부자들'은 모두 비수기라 여겨지는 11월에 개봉 했음에도 각각 500만, 700만 관객을 기록하며 '대박'을 냈다.
이번 3,4월에도 극장가를 책임질 영화들이 속속 개봉을 준비 중이다. 그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영화들은 아시아 대표 배우 이병헌, '천만 요정' 오달수, '응답하라 1988'의 주인공 류준열, 안재홍 등이 출연하는 작품들이다.
이병헌의 '미스컨덕트'는 알 파치노, 앤선니 홉킨스 등 관록의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하는 법정 스릴러. 이병헌의 2016년 첫 할리우드 작품인 이 영화는 재벌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의 제보자가 의문을 죽음을 당한 것을 계기로, 소송을 둘러싼 네 남자의 거래 뒤에 숨겨진 사건의 진실을 밝혀가는 내용을 그린다. 이병헌은 이 작품에서 '히트맨'이라는 캐릭터를 맡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 지난해 '내부자들'로 한 차례 큰 성공을 거둔 그인만큼, 이번에도 할리우드 명배우들과의 앙상블 연기로 관객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기대감을 모은다. 오는 30일 개봉한다.
출연작마다 천만 영화가 되는 바람에 '천만요정'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오달수도 이번 '춘궁기'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영화 한 편을 들고 나온다. '대배우'다. '대배우'는 20년간 대학로에서 연극만 하던 장성필이 새로운 꿈을 쫓아 영화에 도전하며 겪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감초 같은 조연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오달수의 첫 단독 주연작이다. 윤제문과 이경영이 함께 주연으로 등장한다. '천만요정'이라는 앙증맞은 별명을 얻은 만큼, 오달수를 향한 관객들의 애정은 흘러 넘친다. 이 같은 애정이 영화의 성공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역시 30일 개봉.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정팔-정봉 형제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류준열과 안재홍도 각각 청춘 영화로 돌아온다. '글로리데이'와 '위대한 소원'이 그것이다. 두 작품 모두 청춘의 이야기를 담고 있짐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글로리데이'가 예상치 못한 비극적인 상황에 빠진 네 친구의 심리를 그려내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작품이라면, '위대한 소원'은 대놓고 가벼운 코미디다. 약 한달차를 두고 각각 오는 24일, 4월 21일 개봉하는 두 영화는 '응답하라 1988' 주인공들의 색다른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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