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작가에 대한 배우들의 신뢰는 대단했다. 드라마의 초반, 시청률이 과거의 작품보다 높진 않지만 믿을 수 있는 작품을 찍는 것만으로 만족한다며 현장의 좋은 분위기를 자랑하는 이들의 모습은 밝았다.
배우 서지혜, 왕지혜, 정해인, 신소율, 윤소이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모처에서 진행된 SBS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의 기자간담회에서 드라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했다.
이날 서지혜가 가장 먼저 받게 된 '어려운' 질문은 시청률과 관련한 것이었다. 현재 '그래 그런거야'의 시청률은 8~9%대. 잘 나올 경우에는 20%에서 30%까지 갈 수 있는 주말드라마의 성적으로는 좋다고 할 수 없는 수치다.
서지혜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 안 나와서 그래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한데, 김수현 작가님은 원래 초반보다 중-후반에 갈수록 탄력을 받는 분이고 항상 그랬다고 한다"며 "시청률에 너무 신경을 쓰면 연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또 그는 "솔직히 말씀 드리면 "SBS 주말드라마가 그동안 성적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그런 점에서 보면) 그래도 나름대로 많이 나오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드라마 초반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샀던 시아버지 유민호(노주현 분)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풀어놨다. '그래 그런거야'에서 그가 맡은 캐릭터 지선은 남편과 사별한 후 5년간 시아버지 민호를 모시고 살아가는 인물. 그로 인해 가족들로부터 시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해 오해를 샀던 지선은 드라마 밖 시청자들에게도 '혹시나' 하는 오해를 산 적이 있었다. 서지혜는 첫 대본리딩 때 김수현 작가가 이 같은 상황을 우려했었다며 "노주현 선생님이 목소리가 좋다. 중후한 매력이 있으시다. 아버지가 이런 느낌으로 하니까 지선이 털털하고 담백하고 오히려 남자처럼 하라고 하셨다"고 했다. 또 "그렇게 했는데도 이렇게 오해를 받아서 당황은 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서지혜는 김수현 작가가 매주 대본리딩을 열어 참석한다며 그의 책임감에 존경심을 표했다. 그는 "항상 나오셔서 캐릭터에 대해서 부족함이 느껴지면 코멘르를 해주시고, 찍어주시고 하니까 설렁설렁 할 수 없다. 철저하게 준비를 해서 가야한다. 촬영도 해야하고 새로 나온 대본을 분석하고 연구도 해야한다"며 "좋은 경험이 될 거 같고, 좋은 연기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는 것도 있다. 연기자 생활에 조금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신뢰감을 표했다.
왕지혜는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 "무조건" 출연하겠다고 회사 스태프들에게 당부를 했다고 했다. 그는 "더 이상 차도녀나 악역을 하고 싶지 않아서 다른 역을 하고 싶다고 했다. 주연이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말씀 드렸는데 김수현 작가님 걸 무조건 하고 싶다고 얘기도 지나가듯이 했다"며 "며칠 있다가 감독님이 연락이 오셔서 놀랐다. 기다리다 보니 원하는 게 왔구나 하는 생각이 됐다"고 설명했다.
정해인은 너무 긴장해 청심환을 먹은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첫 리딩을 할 때 잘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김수현 선생님이 '어떡하면 좋니?'라고 말씀 하셨다"고 했다. 그 때문에 청심환을 먹기도 했다고. 하지만 그는 이 같은 긴장감도 시간이 지날수록 적응이 됐고, 이제는 청심환 없이도 대본 리딩에 참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래 그런거야'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대가족의 이야기를 그리는 김수현 작가의 가족 드라마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된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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