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핏줄까지 보일 것처럼 투명한 피부와 선한 눈망울이 자아내는 독보적 분위기가 ‘연예인감’임을 짐작케는 했다. 그러나 Mnet ‘꽃미남 아롱사태’의 성균관대 얼짱이 이토록 대형 스타가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꽃미남’이 KBS 2TV ‘태양의 후예’의 ‘유대위’로 성장한데는 송중기가 배우로서 보여 준 성실함과 연기력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역시 송중기 하면 비주얼을 빼놓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가 보여준 ‘비주얼 연대기’의 시작은 ‘꽃미남 아롱사태’보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간다. 아나운서를 꿈꿨던 그는 모교인 성균관대학교의 홍보 모델로 활약한 바 있다. 귀띔하자면, 그는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의 ‘모르모트’ 권해봄PD와 동기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어 대타로 출연한 KBS 1TV ‘퀴즈 대한민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외모에 두뇌까지 완벽한 인물로 이름이 알려졌다. 당시 일반인이었던 그에게 팬카페가 생길 정도로 반응은 뜨거웠다.
이후 출연한 ‘꽃미남 아롱사태’는 송중기를 향한 주목의 밀도를 좀 더 높였다. 23세였던 그의 풋풋한 모습은 물론, 곱상한 얼굴과 상반되는 소탈한 매력이 돋보였다. 이어진 몰래카메라 상황에서 함께 위기에 빠진 여성을 성심성의껏 도우려는 모습은 훤칠한 외모만큼이나 눈길을 끌었다. 해당 방송에서는 송중기의 취미와 특기를 비롯해 여자친구를 사귄 횟수, 이상형과 싫어하는 여자, 패션 스타일까지 낱낱이 공개됐었다. 당시 그의 한달 용돈은 약 40만원이었다는 사실까지 밝혀지기도.
그렇게 대중에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송중기는 2008년 영화 ‘쌍화점’ 속 수많은 미검사들 중 한 명으로 등장하며 데뷔했다. 앳된 모습의 송중기는 그린 듯한 눈썹과 얌전한 입매로 고전적인 느낌을 보여 주며 장정들 속에서도 빛을 발했다. 드라마 데뷔작인 KBS 2TV ‘내사랑 금지옥엽’은 물론이고 MBC ‘트리플’과 SBS ‘산부인과’에서는 그가 갖춘 유약함과 강인함의 양 극단을 캐릭터로 풀어내며 조연으로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KBS 2TV ‘성균관 스캔들’에서는 지금의 ‘유대위’가 보여줄 법한 능청스러움을 뽐냈다. 당시 박유천, 유아인, 전태수 등 쟁쟁한 청춘 스타 사이에서도 송중기는 반짝였다. 그의 외모가 뿜어내는 특유의 고전미는 물론, 화려한 비단 도포를 휘두르며 주색잡기를 즐기다가도 오랜 친구들과의 끈끈한 우정을 연기하며 호평받았다. 특히 문재신 역의 유아인과는 ‘걸림(극 중 문재신과 구용하의 호인 걸오와 여림)커플’로 은근한 브로맨스 를 선보이기도 했다.
사극에서 빛났던 그의 매력은 SBS ‘뿌리깊은 나무’의 어린 세종 역에서도 이어졌다. 아버지 이방원의 매서운 눈에 주춤하다가도 “내가 조선의 임금”이라 일갈하는 당당한 장면이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2013년 입대 전까지 선보였던 영화 ‘늑대소년’과 KBS 2TV 드라마 ‘착한 남자’ 역시 송중기의 다음을 기다리게 했다. 전역 후 첫 작품인 ‘태양의 후예’ 속 그가 맡은 유시진 대위는 두 말 할 것 없는 그의 인생작이다. 고운 외모는 그대로지만, 여기 강한 페로몬을 뿜는 남성미까지 더해졌다.
이토록 다양한 이미지가 송중기라는 배우 한 사람에게 담겨 있다는 것이 놀라울 지경이다. 그의 막강한 ‘비주얼 연대기’가 계속되길 바란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꽃미남 아롱사태’ ‘태양의 후예’ 방송화면 캡처, SBS·MBC·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