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능력자가 상자를 벗으니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Mnet ‘트로트X(엑스)’에서 톱3까지 올랐던 구자억 목사였다. 트로트에 대한 열정은 아직도 식지 않은 모양인지, 그는 한껏 흥을 뽐냈다.
구자억은 18일 방송된 MBC ‘능력자들’에 트로트 덕후로 등장했다. 그는 “모든 노래를 트로트화한다”며 “일부러 그런 식으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가장 나답게 부를 때 트로트가 되더라”고 자기소개를 했다. 이에 은지원이 “남들이 서태지와 아이들 좋아할 때 트로트를 좋아했나”며 의아해하자 구자억은 고개를 끄덕이며 90년대 가요들을 ‘뽕삘’ 버전으로 소화했다. AOA의 ‘심쿵해’도, ‘오 솔레미오’도 그의 트로트 필터를 피해갈 수 없었다.
가족들도 구자억의 트로트 열정을 증언했다. 아내는 “조용히 있고 싶을 때도 노래를 계속 부른다”고 볼멘소리를 했고, 어머니 역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아서 창피할 때도 있다. 정말 못말린다”고 밝혀 큰 웃음을 줬다. 그는 프러포즈 역시 정엽의 ‘Nothing Better’ 트로트 버전으로 했다고.
목사가 직업인 덕에 구자억은 매일 트로트 공연을 할 수 있었다. 설교를 끝낸 후 신도들과 함께 자작곡을 부르자 뜨거운 환호가 쏟아졌다. 그러나 그는 모든 노래를 트로트 느낌으로 소화하는 터라 교회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차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상처를 받아 사람을 꺼리게 됐지만, 그는 오히려 트로트로 힐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자억의 능력 검증을 위해 트로트 가수 조정민과 방송인 신봉선까지 나섰다. 키워드별로 돌아가며 트로트곡을 대는 시합에서 조정민은 일찌감치 탈락의 굴욕을 맛봤다. 신봉선이 의외로 선전하며 구자억과 접전을 벌였지만, 역시 승자는 ‘트로트 덕후’였다.
구자억은 ‘능력자들’ 검증단으로부터 37표를 얻었다.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트로트를 향해 “나를 찾아줘서 너무 고맙고 앞으로도 함께 내 삶을 풍요롭게 해 줬으면 좋겠다”고 영상편지를 보내 마지막까지 웃음을 선사했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능력자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