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정준하의 장난 같은 래퍼 도전을 보며 펑펑 울 줄이야. 나이 46세, 엠넷 ‘쇼미더머니5’ 최고령 래퍼인 정준하의 진지한 도전이 안방극장을 울렸다. 벌칙의 덫에 걸려 부담감을 안고 시작한 래퍼 도전, 모든 랩이 끝난 후 뿌듯해 하는 정준하의 표정은 그 어떤 최루성 감동 영화보다 가슴을 격하게 흔들었다. 여기에 ‘무한도전’ 전 멤버인 길과의 눈물의 포옹까지, ‘무한도전’이 또 다시 안방극장을 울렸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예상하지 못했던 감동이 밀려왔다. 잘 알려진대로 정준하는 ‘쇼미더머니5’에 출전, 래퍼 도전에 나섰다. 정준하의 의지가 아니었다. 하하는 지난 1월 방송된 행운의 편지 특집을 통해 정준하에게 벌칙을 안겼다. 바로 지난 해 가요제에서 랩을 보여줬던 정준하에게 ‘쇼미더머니’ 도전이라는 벌칙을 선물한 것.
정준하는 벌칙 수행을 위해 랩 연습에 들어갔다. 이날 방송은 정준하가 직접 가사를 쓰며 고심을 하는 과정이 모두 공개됐다. 부담감에 잠을 설치고 시종일관 긴장한 모습은 그가 얼마나 진지하게 이 도전에 임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특히 정준하는 벌칙으로 시작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무한도전’은 오는 5월 첫 방송을 앞둔 ‘쇼미더머니5’ 본방송을 배려해 정준하가 어떤 랩을 했는지, 그리고 예선 결과가 어땠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정준하가 랩을 모두 소화한 후 뿌듯해하는 표정, 이 사단을 만든 하하가 격한 박수를 치며 격려하는 모습으로 마무리 지었다.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할 때마다 과정을 중시했던 이 프로그램은 역시나 정준하의 래퍼 도전의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했다. 그리고 울컥해 하는 정준하의 모습, ‘박수 로봇’을 보는 듯 했던 하하의 응원은 모두에게 감동을 안겼다. 4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 ‘쇼미더머니5’ 참가자 중 최고령이라는 점은 정준하의 어깨를 짓눌렀다.
더욱이 초보 래퍼에게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연은 쉽지 않은 가시밭길이었다. 그가 어떤 결과물을 얻었든지, 사실 중요하지 않다. ‘무한도전’과 정준하는 언제나처럼 도전을 했고 정준하는 래퍼로서 발을 디디며 또 한 번의 성장을 했다. 이 같은 열정과 노력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그리고 전 멤버였던 길을 잠깐이나마 볼 수 있어서 감동적인 방송이기도 했다. 길이 ‘쇼미더머니5’ 심사위원으로서 합류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정준하와의 재회 여부가 관심에 쏠렸다. 정준하는 대기실 밖에서 길을 잠깐 마주치고도 일부러 피했다. 혹시나 심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걱정한 정준하였다. 정준하의 심사위원은 사이먼디였다.
그리고 정준하는 길이 심사위원 자격으로 무대에 오르자 박수를 치며 눈물을 쏟았고, 모든 심사가 끝난 후 자신을 찾아온 길을 끌어안으며 또 다시 눈물을 훔쳤다. ‘무한도전’에서 함께 고생했던 두 사람의 격한 포옹은 또 다시 안방극장을 울렸다. 2년 전 음주운전 물의로 하차한 후 ‘무한도전’을 비롯해 방송 활동을 전면으로 중단했던 길의 복귀 방송이 ‘무한도전’이 될 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 벌칙으로 장난스럽게 시작한 정준하의 ‘쇼미더머니5’ 도전은 전 멤버 길과의 의리를 확인하며 뭉클한 재회의 순간이 됐다. 서로를 응원하는 진심이 느껴졌기에 ‘무한도전’ 팬들 역시 함께 울었다. 동시에 길이 다시 ‘무한도전’에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시청자들의 바람이 다시 거세게 불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