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쌍 멤버이자 ‘무한도전’에 5년간 몸담고 있었던 길이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정식 복귀는 아니지만 잠깐의 스쳐지나간 만남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정준하의 래퍼 도전을 응원하며 격하게 껴안은 길의 모습을 보면 울지 않고 버틸 수 없었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길이 깜짝 출연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5분도 채 되지 않은 장면이었지만 길을 지켜보는 정준하의 눈물, 그리고 마지막 순간 서로를 응원하며 포옹을 한 두 남자의 의리가 시청자들을 울렸다.
길은 2014년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킨 후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무한도전’은 물론이고 다른 예능프로그램에서 그를 볼 수는 없었다. 간간히 무대에 섰고 앨범을 발표할 뿐이었다. 이 가운데 길은 2년간의 자숙을 마치고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5’에 심사위원으로 합류했다. 뛰어난 음악성으로 정평이 나 있는 길. 때마침 정준하가 벌칙으로 ‘쇼미더머니5’ 출전이 확정된 상태였다.
두 사람은 그렇게 ‘쇼미더머니5’에서 만났다. 물론 ‘무한도전’ 속 정준하의 도전기이기도 했다. 정준하는 긴장한 가운데서도 길을 챙겼다. 복도에서 마주쳤지만 행여나 공정성 논란이 생길까 일부러 피했고, 무대 위에 오른 길을 바라보며 눈물을 쏟았다. 하하 역시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정준하가 극한 부담감을 안고 랩 오디션을 마친 후 길이 찾아왔다.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았고 정준하는 또 다시 눈물을 훔쳤다.
5년간 ‘무한도전’에서 함께 고생했던 두 사람은 ‘무한도전’ 현재 멤버와 전 멤버로서 서로를 응원했다. 이들이 말없이 안은 후 함께 있는 모습만으로도 감동을 안긴 것은 함께 했던 추억, 그리고 불미스러운 일로 프로그램을 떠난 상처가 고스란히 느껴졌기 때문. 길은 이날 ‘무한도전’에서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얼굴이 비쳐진 것 역시 5분도 채 되지 않았다. 다만 진지하게 래퍼 도전을 하던 정준하의 긴장감, 그 속에서도 길을 응원했던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시청자들에게 전달이 됐기 때문에 길의 깜짝 복귀가 안방극장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무한도전’은 지난 해 정형돈이 건강 이상으로 잠정적으로 하차한 후 길, 노홍철의 복귀를 바라는 여론이 형성됐다. 물론 두 사람의 복귀를 반대하는 여론도 있었다. 제작진과 멤버들은 신중한 논의를 하겠다고 선을 그은 상태. 일단 한 편의 드라마보다 더욱 드라마적인 재등장을 한 길이 ‘무한도전’에 어떤 변수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언제나처럼 제작진과 멤버들이 의도를 했든 아니든 길이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시청자들의 의견과 아니라는 의견이 또 엇갈리고 있다. 격한 감동을 안긴 재회의 순간이 일으킨 또 하난의 파장이자 또 하나의 드라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