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과 '불후의 명곡'이 잘 조화를 이룰까에 대한 걱정은 있었다. 아무래도 동시간대 방송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청 연령대가 높다는 인식도 있거니와, 무대를 통한 '재발견'에 초점이 모아진 프로그램이라는것도 그러했다. 여자친구는 이미 '대세' 반열에 오른, 그야말로 요즘 가장 핫한 걸그룹이 아니던가.
물론 이같은 우려는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작곡가 고 박춘석 특집을 통해 씻겨나갔다. 이날 두 번째 무대에 올라 패티김의 '가시나무 새'를 소화하는 여자친구는 잘 짜여진 생동감 넘치는 안무와 매력 넘치는 목소리가 조화를 이뤄내 큰 호응을 얻었다.
록커 김경호 역시 감탄하며 "원곡은 마이너인데, 메이저로 편곡해, 여자친구스럽게 바뀌었다"는 말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비록 손준호를 상대로 1승을 올리는데는 실패했지만, '연습벌레' 여자친구가 또 얼마나 노력을 쏟았을지가 느껴지던 무대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기실 토크에서도 여자친구는 존재감만으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삼촌팬'을 자처한 손준호 등은 여자친구의 일거수일투족에 반응하며 과장된 리액션으로 웃음을 안겼다. 대선배 김태우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멤버 소원이 버스에서 만났던 첫사랑남에 대해 이야기하고 MC의 장난스러운 진행해, 자처해 소원 앞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무대에서 신동엽의 진행도 '삼촌팬'들의 궁금증을 대변했다. 바로 최근 인기에 힘입어 남자 연예인들의 대시가 많을 것이라는 추측이었다. 그런데 그런 질문에 여자친구 멤버들은 아주 딱 잘라 대답했다. "말도 안되게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것. 물론 이미지를 염두에 둔 거짓말일 수도 있지만, 대답을 들은 순간만큼은 삼촌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자친구의 무대 콘셉트는 청순이다. 이는 단순 콘셉트에만 그치지 않고, 멤버들의 인터뷰나 방송을 통해, 순수한 실제 모습이 비춰지면서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대세'인데는 다 이유가 있다. 존재만으로 주변의 공기를 '청순청순'하게 만드는 유일무이한 걸그룹, 바로 여자친구다. / gato@osen.co.kr
[사진] '불후의 명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