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미제사건을 다뤘지만 풀어가는 스타일은 달랐다. tvN '시그널'이 무전을 사용하는 판타지적인 요소로 미제사건을 풀어가며 그 과정의 재미에 집중했다면, '미세스캅2'는 현실에서 실제 있을 수 있을 법한 미제사건의 해결과 이에 양심적으로 대처하는 이상적인 경찰의 모습을 그려내 감동을 줬다.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미세스 캅2'(극본 황주하 연출 유인식)에서는 분당여대생 사건에서 자신이 저지른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형사 팀장 고윤정(김성령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고윤정에게 6년 전의 사건은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일이었다. 그는 2010년 분당여대생 사건의 진범을 잡아 감옥에 넣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진범이 증거가 담긴 사진을 보내오면서 뒤집어졌다. 하지만 당시 남편 박우진(장현성 분) 검사는 진실을 밝히는 것을 반대했고 그 때문에 고윤정은 그와 이혼까지 감행했다.
6년 후, 고윤정에게 기회가 왔다. 6년 전 사건과 유사한 사건을 일으킨 범인을 잡게 된 것. 실제 연쇄살인사건 용의자는 트렌스젠더 여성 김하람(서영 분)이었고, 그는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여성들만 골라 범죄를 일으켰다.
이어 고윤정은 6년 전 자신으로 인해 살인자 누명을 쓰고 수감된 민정범을 찾아가 사과했다. 민정범은 "잃어버린 시간을 돌려줄 수 없다면 나한테 용서받을 생각마라"고 매몰차게 말했지만 "그래도 잊지 않고 진범을 찾아줘서 고맙다"고도 말했다.
죄책감을 느낀 고윤정은 착착해 했고, 이내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언론 앞에서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할 작정이었다. 문제는 박우진이었다. 박우진은 자신의 경력에 누가 될까 고윤정을 말렸고, 고윤정은 그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
결국 고윤정은 언론 앞에서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다. 그는 6년 전 자신이 김하람의 증거를 받고 모른 척 했던 사실을 밝히며 양심있는 모습을 보였다. "민정범의 형이 확정된 후 김하람 담당형사인 나에게 명백한 증거사진을 보냈다. 하지만 나는 그 사실을 알고도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그의 말에 질문이 쏟아졌다.
'미세스캅2'가 미제사건을 풀어가는 방식은 독특하다. 6년 전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일로 무고한 사람에게 살인죄를 씌우게 된 형사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6년간 이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아왔다. 결국 6년 만에 모든 사건이 풀리게 됐고, '미세스캅2'은 사건을 해결하는 것 뿐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용감하게 인정하는 경찰의 모습을 그리는 데 집중하며 의미를 주고 있다. '시그널'이 영화 같은 이야기로 수사물의 기준을 바꿔놨지만, 이처럼 '미세스캅2'의 이야기는 이와는 다른 재미와 개성이 있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eujenej@osen.co.kr
[사진] '미세스캅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