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소연이 실감나는 연기로 안방 극장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줬다.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고 난 여자는 밝혀낸 '불륜녀'에게 조용히 떠나라고 경고를 했다가 되려 당당한 상대의 모습에 화가나 폭력을 쓰고 말았다. 이를 연기하는 김소연은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는 여성의 심리를 세밀하게 표현하며 보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극본 조은정 연출 이동윤 강인)에서는 남편 현기(이필모 분)가 시어머니의 비서인 이실장(이소정 분)과 키스를 하는 장면을 본 해령(김소연 분)이 배신감이 힘들어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해령은 남편의 불륜 장면을 목격한 후 고통스러워했다. 그리고 어떤 결심을 하게 된 그는 이실장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병원에 다녀오는 길, 그림을 선물하겠다며 이실장의 집을 방문했다. 이어 이실장의 집. 그의 화장대 위 액세서리를 착용해 보는 해령에게 이실장이 "주인의 허락도 받지 않고 이러면 불편하다"고 하자, 해령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 실장님은 내 허락 받고 내 남편 갖다 썼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나 이실장도 만만치는 않았다. 그는 "사실 자신이 없지 않느냐.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지만 가짜이지 않느냐"며 안하무인격으로 해령을 자극했고, 화가 난 해령은 그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두 여자의 몸싸움이 이어졌다.
현기는 이실장으로부터 아내 해령이 자신과 이실장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것을 듣고, 장모와 장인을 불러 식사를 사고 선물을 주는 등 목적이 분명한 '안 하던' 행동을 했다. 해령은 그런 현기에게 "혹시 그새 이실장한테 보고받았느냐?"고 눈치를 줬고, 현기는 "별일 아니다. 장인-장모 생각해서라도 시끄럽게 굴지말고 넘어가라"고 말했다.
화가 난 해령은 과거 아이가 교통사고로 죽은 트라우마가 있음에도 운전대를 잡았다. 옆좌석에 앉은 남편을 고통스럽게 하기 위함이었지만 오히려 힘들어한 것은 해령이었다. "내가 딴살림 차렸나? 사랑한다고 고백이라도 했나? 본 대로 생각해. 며칠간 너 혼자 상상한 착각에 나 끼워넣지 말고"라는, 뻔뻔한 남편의 말을 듣고 그는 "딱 한가지는 알겠다. 무슨 소리야? 당신이라는 사람. 이제 못 믿겠다"고 말한 후 돌아섰다.
사실 해령의 배역은 주말드라마에서 단골 소재라 할 수 있는 불륜 남편을 둔 아내의 캐릭터다. 하지만 배우의 연기가 평범한 캐릭터의 개성을 살렸다. 하루 아침에 행복했던 아내에서 분노에 허덕이는 여인으로 변한 해령의 심리는 표정 하나, 말투 하나도 허투루 내지 않는 김소연의 연기를 통해 실감나게 살아났다. 그 누구라도 김소연을 보고 있으면 공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eujenej@osen.co.kr
[사진] '가화만사성'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