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회 새로운 주제로 각기 다른 포맷을 지향해온 MBC 예능 ‘무한도전’은 햇수로 11년째 왕좌를 지켜오고 있다. 이제는 평균 이상이 된 다섯 남자들이 형식 없이, 웃음을 사수하려는 노력이 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이다.
2006년 5월 시작해 올 3월에 접어들기까지, ‘무한도전’이 취해온 소재의 폭은 넓고 깊다. 소재 발굴과 형식 실험 자체가 무한한 도전이었음이 분명하다. 어떤 특집은 대박을 쳤고, 또 어떤 특집은 실패했다고들 하지만, 변함없는 모습의 관점에서 바라보자면 실패는 없었다. 특히나 봄에는 나들이객으로 인해 시청률이 떨어지곤 하는데, 어려움이 있더라도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도전’이 있었기 때문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많았다. 이에 역대급 봄 특집을 모아봤다.
■새 학기 특집(2007.3.3)
새 학기를 맞아 멤버들이 학생이 아닌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변신했다. 유재석은 윤리, 박명수는 한문, 정준하는 국어, 정형돈은 국사, 노홍철은 가정, 하하는 음악과목을 맡아 교단에 오른 것이다. 이들은 교무회의 시간부터 설전을 벌였는데 서로를 둘러싼 소문의 진상을 파헤치며 조용한 교무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비난과 삿대질을 서슴지 않은 것이다.
이어 수업시간에는 각자의 성격과 개성을 살린 내용의 강의를 펼치며 여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멤버들은 방과 후 시간에 옥상으로 올라가 그동안 가슴 속에 쌓아두고 전하지 못했던 말들을 털어놓기도 했다.
■베이징올림픽 선전기원 특집(2008.3.15.~3.22)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한 행보로 레슬링 특집을 진행했다. ‘인맥의 왕’ 정준하는 배우 조인성을 섭외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전화를 걸었고, 그가 출연을 흔쾌히 승낙해 ‘무한도전’ 사상 최고의 꽃미남이 출연하게 됐다. 보기만 해도 훈훈한 비주얼을 가진 조인성과 함께 스파르타식 훈련이 시작됐다. 멤버들은 팔씨름부터 유연성 훈련을 위한 각종 구르기까지,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승전보를 기대하며 고군분투를 이어갔다. 이때의 ‘무도’를 한 번쯤 다시 보기 하는 일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오 마이 텐트 특집(2010.3.6.~3.20)
3주에 걸쳐 진행된 ‘오 마이 텐트’ 특집은 극한의 조건에서 원초적인 웃음을 안기는 가장 ‘무도스러운’ 특집으로 기억되고 있다. 박명수와 정준하, 멤버였던 길이 김제동과 함께 번지점프대 위에 텐트를 설치해놓고 하루를 보냈다. 물론 지상으로 내려가기 위해선 풍선잡기 대결에서 승리해 특권을 획득해야만 했다. 아직은 쌀쌀한 겨울바람이 남아있는 초봄 상공에서 멤버들은 마늘을 먹기도 했다. 긴긴 여정 속 벌어지는 예측불능 해프닝과 설경의 아름다움, 그리고 마음을 울리는 알래스카 한국교민들의 따뜻한 이야기까지 펼쳐지며 가슴을 울렸다.
■나와 나의 대결 특집(2013.3.2)
장장 1년을 기다려온 특집이었다. 2012년 ‘무한도전’ 멤버들은 제작진의 권유로 건강검진을 받았었는데 그로부터 정확히 1년 뒤인 2013년 어떻게 달라졌을지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나와 나의 대결은 멤버는 물론 시청자까지 각성의 시간을 제공했다. 1년 전에 비해 뒤뚱대는 정형돈의 모습이나, 100m 뛰기에 실패했다 성공을 거두는 유재석의 모습을 대하며 웃음만 나오는 건 아니었기 때문. 유재석은 예상대로 철저한 자기 관리의 성과를 입증했고 노홍철은 역변으로, 정형돈은 과식으로 인한 위기 징후를 보였다. 결국 식단과 운동 등 철저한 자기 관리만이 성공의 열쇠라는 사실을 일깨웠다.
■‘식스맨’ 특집(2015.3.14.~4.18)
무려 6주간이나 지속됐다. 그도 그럴 것이 ‘무한도전’의 여섯 번째 멤버를 뽑는 일은 그 어떤 특집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다. 노홍철이 자진 하차한 이후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정형돈 등 5인 체제로 유지하다, 주변 지인들의 추천을 받아 후보를 추렸고 다양한 미션 수행을 통해 ‘무한도전’에 최적화된 인물을 선정해나갔다. 마지막에는 다섯 명의 멤버들의 투표를 거쳐 제국의 아이들 광희가 ‘식스맨’으로 결정됐다. 1주년을 맞이한 광희는 막내로서 분위기를 이끌고 자신의 매력을 살려 식스맨으로서 적합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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