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이 끝이 없다. 실시간 생방송에 이어 이번에는 랩에 도전했다. 짠내 나는 고군분투에 시청자들의 응원이 쏟아졌고, 잔잔한 웃음과 진한 감동까지 만들어졌다. MBC ‘무한도전’에 출연 중인 46세 방송인 정준하의 이야기다.
예상치 못한 감동이었다. 장난으로 시작된 도전이었지만 최선을 다해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은 뭉클함까지 자아냈다. 몰려오는 부담과 압박, 나이와 장르를 의지와 노력으로 넘어서는 과정은 드라마가 돼 안방극장을 울렸다. 방송사의 경계를 뛰어넘은 콜라보레이션 이상의 가치를 ‘무한도전’과 정준하가 보여줬다.
웃음으로 시작한 것이 사실이다. 최고령 래퍼 정준하의 이 같은 도전은 장난에서 출발을 했고, 그 과정 역시 큰 웃음을 안겼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힙합의 신’이라는 타이틀로 정준하가 Mnet ‘쇼미더머니5’에 지원해 심사를 받는 과정을 그렸는데, 방송 초반을 지나 중반까지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그가 에미넴을 흉내 내며 버스 뒤에 앉아 가사를 쓰는 것을 ‘버스킹’이라고 이야기하거나, 말도 안 되는 엇박으로 지코 앞에서 엉거주춤하게 랩을 선보이는 모습, MC민지라는 예명이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은 웃음을 빵빵 터뜨렸다. 정준하가 ‘쇼미5’ 예선심사장에 들어서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군중샷’을 찍을 때까지도 웃음이 이어졌다.
모두가 진지해진 순간은 그가 “웃지마!”라고 소리친 뒤부터. 정준하는 무반주 프리스타일 랩으로 심사받는 시간, 결과와 어떤 랩을 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모든 랩을 마친 뒤 뿌듯해하는 표정과 모든 사단의 중심에 있었던 하하가 뜨거운 박수를 치며 격려하는 모습은 벅찬 감동을 만들어냈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최선을 다했기에 만들어진 뭉클함이었던 것.
‘그 전 녀석’ 길과의 재회 역시 짠했다. 정준하는 ‘쇼미5’에 프로듀서로 출연하는 길과 마주했는데, 멀리서 지켜보며 보이지 않게 그의 재기를 응원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눈시울을 적셨다. 특히 모든 심사가 끝난 후 자신을 찾아온 길을 끌어안으며 눈물을 쏟는 모습이 결정적이었다.
앞서도 정준하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하며 ‘꿀노잼’을 선사, 특별한 웃음을 만들어냈는데, 이 역시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앞서 기획된 ‘무도 드림’ 특집에서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그는 처음으로 접하는 실시간 소통 방송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고군분투했다. 박명수에 이어 ‘웃음사망꾼’이라는 ‘웃픈’ 별명을 얻었지만, 아낌없이 당하고 망가지는 모습은 여러 가지 웃음 포인트들을 만들어냈다.
당시에도 정준하는 다양한 준비로 도전의 가치를 높인 바다. 비록 생방송에서 웃음을 빵빵 터뜨리는 데는 실패했지만 방송에 앞서 다양한 아이템을 준비하고 노력한 모습만큼은 열정적이었다.
안 웃겨야 웃긴 상황이었던 것이 많다. ‘무한도전’에서 정준하는 당해야 사는 캐릭터. 그가 조금은 부족한 모습으로 멤버들에게 애정 어린 놀림을 받을 때 웃음이 만들어진다.
이번에도 당했다. 그리고 웃음과 함께 감동이 만들어졌다. 당해야 사는 남자 정준하의 무한도전이 기대되는 이유다./joonamana@osen.co.kr
[사진] OSEN DB.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