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하의 시대가 도래할까.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힙합의 신 프로젝트를 통해 정준하가 캐릭터 하나를 추가했다. '이 보다 사랑스러울 수 없는' 일명 '러블리 MC 민지'. '무한도전'을 통해 또 한 번의 변신을 시도한 정준하의 캐릭터 역사를 짤막하게 되짚어봤다.
-전자두뇌 정총무
정준하에게 정총무라는 캐릭터는 신의 한 수였다. 2011년 전파를 탄 '정총무가 쏜다' 특집은 평소 밥을 잘 안 산다는 오해를 받지만, 쏠 땐 시원하게 쏴서 일명 '정총무'라 불리는 정준하가 멤버들과 대결하며 새해맞이 한 턱을 내게 된 프로젝트다.
지정된 장소 내에서 해당 사람들이 고르고, 먹고, 집는 모든 것들을 정총무가 계산하는 콘셉트이었던 이 특집은 큰 화제를 모으며 정준하의 이미지 변화를 이뤄냈다. 정총무가 총 금액을 맞히게 되면 멤버들이 계산, 아닐 경우 정준하가 계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그 계산 추정 능력이 기가막혔다. 주로 다른 멤버들의 액션을 받아주거나 당하는 역할에 주로 머무르는 감이 있었던 정준하에게 '전자두뇌'란 수식어를 안긴 방송이다. 최근에도 이 캐릭터를 활용한 봄맞이 특집이 마련됐다.
- 웃음사망꾼
정준하가 지난 해 출연한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을 통해 박명수에 이어 얻게된 별명이다. 웃음사냥꾼으로 야심차게 출연했지만 웃음사망꾼이 됐다. 애는 썼지만 '노잼'으로 웃음장례식을 만든 정준하의 웃픈 '무한도전'이다. 그러나 팬들의 사랑은 톡톡히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박명수는 실제로 '무한도전'에서 마련된 '웃음 사냥꾼' 특집에서 정준하에게 바야바 캐릭터 분장을 시키기도. 이에 정준하는 온몸에 덥수룩한 털 분장으로 바야바를 완벽 소화, 웃음사냥꾼이 되고 싶었지만 본인 말을 빌리자면 '그러지 못.했.다.'
-도토 아빠
정준하라면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가 도토아빠다. 지난 해 여름 정준하는 '무한도전'을 통해 케냐에서 아기 코끼리를 돌보는 일을 했던 바다. 정준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도토와 정이 많이 든 모습이었다.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보고 싶은 도토…아프지 말고 잘 지내길…한국의 아빠가”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하는 등 애끓는 부정을 표현해 멤버들에게 놀림을 당하기도(?). 지난해 '무도가요제'에서 선보인 노래에 담긴 '아프지마 도토. 도토잠보'라는 가사는 유행어가 됐다. '러블리 MC민지'의 전초전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할머니
정준하의 할머니 분장은 곧 감동이다. 지난 해 '무한도전'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해외 음식 배달을 나선 가운데 가장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든 부분은 할머니, 즉 엄마 분장을 한 정준하의 음식 배달이었다. 30년 동안 가봉 대통령 경호원이자 태권도 사범으로 한국을 떠나 있는 아들을 위해 어머니를 대신해 손만두를 배달한 정준하는 안방에 눈물 폭탄을 투하했다. 사실 '무한도전'에서 오지랖과 정 때문에 삐치길 잘해서 다른 멤버들의 놀림감이 되기 일쑤인 정준하의 진심을 엿볼 수 있는 특집이기도 했다.
- 러블리 MC 민지
하하의 행운의 편지로 장난처럼 시작된 엠넷 '쇼미더머니'에의 도전은 MBC와 Mnet이라는 거대 콜라보가 됐다. 정준하는 MC민지란 다소 의외의 이름을 달고 출전했다. MC민지는 박명수의 딸 민서와 유재석의 아들 지호의 첫글자에서 따왔단다.
'러블리 MC민지'란 랩에 맞춰 다소 무거운 몸짓으로 박자에 올라타는 정준하의 모습은 중독성이 있다. '쇼미더머니'가 '무한도전'에게 일방적으로 득을 본 게 아니라 '윈-윈'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쇼미더머니'는 '무한도전' 이슈 버프를 얻었고, 정준하 역시 '사랑스러운' 새로운 캐릭터가 생겼으니까. '쇼미더머니' 5편의 프로듀서이자 '무한도전'의 '그 전 녀석'인 길과의 만남은 눈물젖은 드라마이기도 했다. / nyc@osen.co.kr
[사진] '무한도전' 캡처, 정준하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