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진짜 사나이’에서 KBS2 드라마 ‘뻐꾸기 둥지’ 속 악녀 이화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채영. 극중 강렬한 눈빛과 섬뜩한 전율을 느끼게 하는 표정연기로 시선을 장악했지만 리얼리티에선 왠지 모르게 어리바리하다. 하지만 독하게 훈련을 해내려는 악바리 근성이 그녀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의외로 매력 만점 캐릭터다.
지난 20일 방송된 ‘진짜 사나이’는 이채영의 매력을 알 수 있게 만든 시간이었다. 환자 후송 훈련을 받으면서 몸이 제 뜻대로 따라주지 않자 욱하는 마음에 눈물을 보였다. 그동안 입대한 여군들 가운데 지치고 힘들어서 운적은 많았지만 본인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여군은 처음이었다.
이채영은 환자 역을 맡아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는 남자 선임을 끄는 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몸무게보다 훨씬 많이 나갔고, 요령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왜 우냐는 교관의 질문에 “제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난다”고 답하며 내면에 도사린 근성을 드러냈다.
욕심이 많아 필기시험 성적이 좋을 것 같았지만 8인의 여군들 가운데 7등을 차지하는 반전으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이날 갑작스럽게 진행된 간호교육&도수운반 2차 테스트에서 차오루가 24점으로 꼴등을, 그녀의 바로 앞은 49점을 받은 이채영이 차지했다. 1차의 58.3점보다 더 낮아진 것. 예상 성적을 묻는 질문에 “60점 같다”고 자신 있게 대답한 게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다.
어디 가서 기죽지 말자는 모토를 가진 이채영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에 부끄러워했지만, 이내 밝은 태도를 유지했다. 그녀는 당직사관으로 발탁돼 만발의 준비를 거쳤고 기숙사 사관을 능가하는 꼼꼼함을 보였다.
이채영은 2007년 드라마 ‘마녀유희’로 데뷔해 ‘아들 찾아 삼만리’ ‘아내가 돌아왔다’ 등 다수의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 후로 영화 ‘트럭’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조연으로 출연했고, 드라마 ‘뻐꾸기 둥지’를 비롯해 ‘하녀들’에 이르기까지 여러 편의 드라마에 이름을 올렸다.
이채영은 겉으론 독해보이나 쉽게 질리지 않는 향기를 지녔다. 육감적인 몸매로 섹시함을 가졌지만 순진하면서도 활동적이다. 여군 전역 후 과연 어떤 캐릭터를 만나 색다른 연기를 펼쳐 보일지 그녀의 각오가 궁금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진짜 사나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