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어쩌다 공포의 대상이 됐나[배트맨V슈퍼맨③]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3.21 10: 12

 위기의 순간, 떠오르는 존재가 있다. 바로 슈퍼맨이다. 언제부터인가 신변에 위험이 찾아올 때면 슈퍼맨은 당신을 구해줄 존재의 대명사가 되어왔다. 하늘을 날아다니고 괴력을 소유한 별에서 온 그대, 슈퍼맨. 하지만 슈퍼맨이 그 힘을 인류를 보호하는 일이 아닌 다른 곳에 쓴다면 어떨까. 배트맨이 슈퍼맨에 대한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서 대결이 시작된다.
영화 ‘배트맨 V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DC코믹스가 올해 마블을 상대로 반격에 나서는 작품이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레전드 대결의 향기. 슈퍼 히어로의 대표격으로 일컬어지는 슈퍼맨과 반대로 그보다 어두운 이미지가 가미된 배트맨이 대결을 한다. 바로 각자 신념으로 내세운 ‘정의’끼리의 대결이다.
이 대결을 앞두고 참 많은 사람들이 누가 이길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만큼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에 관심이 높은 상황. 물론 여기서 신과 인간의 대결이라며 밸런스가 붕괴됐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슈퍼맨은 크립톤 행성에서 날아온 초능력자이자 사실 외계인이다. 그의 스펙을 따져보면 신체능력은 지구인보다 월등히 높아 신에 비유되곤 한다. 맨 몸이 무기인 셈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수차례 다뤄졌듯이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슈퍼맨이 왔던 크립톤 행성의 광물 ‘크립토나이트’는 그의 능력을 하향시키거나 아예 무력화시킨다.
하지만 이보다 더 슈퍼맨을 무력화시키는 단어가 있다. 바로 희생과 두려움이다. 위기에 처한 인류를 구해줄 것 같았던 슈퍼맨이 절대 선이 아닌 단 1%의 악이라도 품고 있다면 어떨까. 그런 의심을 품은 순간부터 슈퍼맨은 우리가 생각했던 그 슈퍼맨이 아닌 셈이 된다. 어쨌든 절대 선의 마음으로 지구를 지키던 슈퍼맨이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면 더 이상 이곳에서 설 자리가 없어진 것이 아닌가.
배트맨은 슈퍼맨과의 대결을 이러한 명분으로 제기한다. 슈퍼맨이 비록 정의를 위해서 싸웠더라도 작은 희생은 피할 수 없던 것을 들어 말이다.
그래서 이번 대결의 결과가 더욱 눈길이 간다. DC코믹스에서 제시한 최선의 정의는 무엇일까. 또 슈퍼히어로의 책임과 위치 그리고 지구에서 슈퍼맨의 존재 가치는 무엇일까. 오는 4월 마블에서도 슈퍼히어로들끼리의 대격돌을 그릴 예정이라, 한 달 먼저 만나보는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 결과가 더욱 흥미를 끄는 중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배트맨 V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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