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벤져스'는 이젠 하나의 대명사로 사용된다. 예컨대 '어벤져스급 캐스팅'이라고 하면, 만나기 힘든 A급의 유명 배우들을 한 작품으로 모아놓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어벤져스'는 마블 캐릭터들의 매력이 집대성된 '역대급' 히어로 영화였고, 아직까지도 그 아성을 뛰어넘을 만한 히어로 영화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어벤져스'에 도전장을 내미는 작품이 DC코믹스 주요 캐릭터들이 한자리에 모인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이다.
'어벤져스'가 각기 자신의 세계에 살고 있었던 마블코믹스 캐릭터들인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헐크, 토르를 하나의 세계에 모았다면, '배트맨 대 슈퍼맨'은 역시 각기 자신의 세계에 살고 있었던 슈퍼맨과 배트맨, 원더우먼을 한 세계 안으로 끌어 온 작품이다.
영웅들을 한 자리에 모았지만, 두 영화가 이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다르다. '어벤져스'가 마블 히어로들이 한데 뭉쳐 악당과 싸우는 활약상에 집중하며 시작했다면, '배트맨 대 슈퍼맨'은 대표적인 두 영웅의 대결로 포문을 연다. 이후 배트맨과 슈퍼맨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될 지 알 수 없지만, 이번 영화는 일단 두 영웅의 싸움에 초점을 맞췄다.
'배트맨 대 슈퍼맨'의 내용은 이렇다. '맨 오브 스틸'에서 슈퍼맨은 엄청난 힘을 보여주지만, 그의 가공할만한 힘의 위력을 걱정한 배트맨은 그를 제거하기로 결심한다. '인간'인 배트맨과 '초인'인 슈퍼맨의 싸움, 그 결과가 영화의 핵심적인 관전포인트다.
DC코믹스 캐릭터의 영화들은 마블코믹스 캐릭터들의 영화보다 다소 진중하고 무겁게 그려진다. 관객들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긴 하지만, 그래서 밝고 코믹한 분위기의 마블코믹스 캐릭터들이 조금 더 대중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편이다.
흥행 성적 면에서도 DC코믹스가 마블코믹스 보다 현재로선 조금 부족한 편이다. '어벤져스'는 700만 관객을 넘겼고,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크게 성공했다. 하지만 '배트맨 대 슈퍼맨'의 전작이라 할 수 있는 '맨 오브 스틸'의 흥행 성적은 200만을 넘긴 수치. 외화로 볼 때 나쁜 성적이라 할 수 없지만 '어벤져스' 시리즈에 비교한다면 확실히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트맨 대 슈퍼맨'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기대감은 크다. 마블코믹스의 인기가 높다고 해도 배트맨과 슈퍼맨은 결국 한국 관객들의 뇌리에 가장 오랫동안 선명하게 찍혀있는 영웅들이기 때문이다. 과연 '배트맨 대 슈퍼맨'은 그런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그리고 경쟁 관계에 있다 볼 수 있는 '어벤져스'를 뛰어넘는 기록을 만들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배트맨 대 슈퍼맨'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