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다섯’ 안재욱을 보고 ‘심쿵’하지 않은 여자는 없을 것이다. 여심을 자극하는 ‘백마 탄 왕자님’을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 소유진이 불륜 커플 앞에서 초라해져가고 있을 때 손을 잡아준 왕자님이다. 지금까지 속이 꽉 막힌 듯 불륜 커플의 만행을 보고 있던 시청자들은 안재욱의 ‘심쿵’ 엔딩으로 속이 뻥 뚫린 심정을 느꼈을 것이다.
이상태(안재욱 분)와 안미정(소유진 분)은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극본 정현정, 연출 김정규)에서 연인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불륜 커플 앞에서 비참해지고 싶지 않았던 미정의 거짓말에서부터다. 그런데 상태가 그의 거짓말에 장단을 맞춰줬다. 안 그래도 신경 쓰이던 미정이었는데, 이제부터 마음을 표현하기로 한 것일까.
지금까지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백마 탄 왕자님’은 많았다. 그런데 대부분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든 경우가 많아 그저 판타지로만 다가왔다. 상태도 역시 그런 판타지적 요소를 어느 정도 갖춘 왕자님 캐릭터지만, 이를 현실감 있게 연기하는 안재욱의 내공에 알면서도 빠져들게 된다.
상태와 미정의 러브라인은 불륜 커플 윤인철(권오중 분)과 강소영(왕빛나 분) 때문에 진전되면서도 동시에 멀어지고 있었던 바. 특히 인철이 아이들을 가지고 협박하면서 미정의 눈에서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그 옆에서 상태는 미정을 챙기면서도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번 회에서도 상태와 미정 커플의 에피소드는 주된 내용이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으로 그려져 아쉬움을 자아냈는데, 그 아쉬움을 모두 날려버린 특급 엔딩이 탄생한 것이다.
늘 드라마 속에서 불륜 커플에게 통쾌한 복수를 해주는 장면은 전 남편보다 멋진 남자가 있을 때다. 어찌 보면 이 장면을 보기 위해 불륜이 소재로 들어간 드라마를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장면이 ‘아이가 다섯’에도 등장했다. 미정은 자신이 더 이상 초라해지기 싫어 상태와 연애를 한다고 거짓말을 한 것. 뒤에는 상태가 있었던 것을 모르고 말이다.
그런데 상태는 미정의 거짓말에 동참하는 것은 물론 친근하게 반말하고 손을 잡고 차에 피신시키는 장면으로 안방을 설레게 했다. 그중에서도 늘 깍듯한 존댓말을 하던 상태 입에서 나온 반말은 가장 ‘심쿵’했던 포인트. 지금까지 인철과 소영을 비롯해 불륜 가족들이 선사했던 고구마 같은 신들은 모두 씻겨버릴 만한 시원한 엔딩이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아이가 다섯'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