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 문종원 "영락제 3일간 촬영..검색어 깜짝 놀랐죠" [인터뷰]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3.21 08: 05

이국적인 마스크와 남성적 매력의 소유자인 배우 문종원은 뮤지컬계를 거쳐 드라마와 영화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출연작마다 전혀 다른 색깔을 내보이며 캐릭터화되는 문종원의 진가 발휘는 이미 시작됐다.
문종원은 지난 달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 41회부터 43회까지 훗날 명의 3대 황제 영락제가 되는 주체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2014년 방송된 KBS 2TV '빅맨' 이후 2년만 드라마 출연이다.
짧은 등장이기는 했지만, 존재감 만큼은 강렬했다. 이방원(유아인 분)과 첫 대면부터 기싸움을 하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영락제는 방송 직후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 순위에 랭크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문종원은 이 3일 동안 경주에서 진행된 촬영을 위해 급하게 중국어를 배우는 열의를 보였다. 그는 "신경수 PD님에게 갑자기 연락이 왔다. 작가님께서 영락제를 신경 써달라고 부탁을 하셨는데 예전에 공연 봤던 기억이 나셨던 것 같다. 그래서 출연중인 배우들에게 연락처를 얻어 스케줄 되느냐고 연락을 해주셨다. 그 때가 뮤지컬 '베르테르' 공연 끝날 무렵이라 촬영을 할 수 있었다"라고 '육룡이 나르샤'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3일 동안 거의 빡빡하게 촬영을 했다. 대사량이 많은데, 중국말도 해야 했다. 그래서 인천에 계신 선생님께 가서 배운 다음에 연기를 했다. 열심히 배웠는데 우리말과 중국어의 강세가 다르다 보니 이상하게 들리더라. 그래도 옆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잘 촬영을 했던 것 같다."
이어 함께 호흡을 맞춘 유아인에 대해 "정말 좋은 배우"라고 칭찬했다. 그는 "둘이서 하는 신이 많아서 보고 배운 것이 정말 많다. 카메라를 쓰는 방법이나 짧은 신이지만 집중력을 발휘해 몰입을 하게 하는 힘이 탁월하더라. 또 심적으로 편안하게 촬영을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 정말 많이 배웠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등장하지 않는 회차에서도 영락제가 계속 검색어가 되길래 놀라서 '육룡'을 챙겨봤는데 마치 주체가 옆에 있는 것처럼 연기를 해주더라"라며 "아인 씨 뿐만 아니라 조희봉 선배님도 많이 챙겨주셨다. 즐거운 3일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촬영을 몰아서 하다 보니 잘했나, 오버하지는 않았나, 덜하지는 않았나 하는 걱정이 되긴 했다. 그런데 PD님이 편집실 분위기가 너무 좋다며 잘 나올 것 같다는 문자를 보내주셨다. 그래서 기대를 좀 해도 될 것 같다고 하셨는데, 편집을 더 잘해주신 것 같다. 숟가락만 놓으면 된다는 말을 그 때서야 실감을 했다."
방송 경력을 별로 없지만 사실 문종원은 2003년 뮤지컬 '렌트'로 데뷔해 10년이 넘는 경력을 소유한 베테랑 뮤지컬 배우다. 그간 다양한 뮤지컬과 연극에 출연하며 놀라운 가창력과 연기력을 뽐내는 동시에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무대를 휘어잡았다. 2013년엔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자베르 역으로 뮤지컬 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현재도 차기작으로 뮤지컬을 선택, 연습에 한창이다.
이에 무대와 카메라 연기의 차이를 묻자 그는 "방법의 차이가 큰 것 같다. 다르게 접근을 해야 한다. 첫 드라마 '빅맨'을 할때는 정말 어찌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 하지만 조금씩 카메라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되니 연기를 언제 해야 하는지를 알겠더나. 무대는 항상 연기를 해야 한다. 하지만 카메라 연기는 다르다. 어디서 어떤 연기를 해야 하는지 계산을 해야 하다 보니 훨씬 재미있고 집중 시키는 부분이 있다"라고 드라마 출연을 하면서 느낀 긍정적인 부분을 언급했다. 그리고 이런 재미를 앞으로도 계속 가지고 가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지금은 열의에 불타는 시기라 모든 것을 다 해보고 싶다. 사춘기가 온 것 같다. 전에는 안착하고 싶고, 어느 정도 자리를 굳혀 편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사실 싫어하는 것을 빼면 좋은 것만 남는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좋아서 쫓기보다는 싫어하는 것을 빼고 한 것이 많았다. 노래하는 것이 싫어지면 연극을 하고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것이 온다는 것을 믿고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결론 아닌 결론을 내렸다. 지금의 마음은 그렇다."
그러면서 문종원은 공연 무대에 대한 소중함을 한껏 드러냈다. 그는 "계속 무대에 서다 보니 쉬지 못했다. 그래서 즐거움을 못 느꼈다. 하지만 이를 벗어나보니 소중함을 알겠더라. 이를 빼면 문종원의 반이 없어진다"며 공연에 에너지를 쏟으며 자신다운 길을 선택하고 싶었던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이는 조승우와 최재웅이 소속된 회사로 이적을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는 "마침 승우와 공연을 하고 있었는데,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계약 같은 거 없이 같이 있자는 마음으로 함께 하게 됐다. 저희끼리는 재미있는 소모임같다"라고 설명했다.
'레버넌트'와 '대호'와 같은 영화를 좋아한다며 강한 역할에 대한 바람을 드러낸 문종원은 "아직 변하고 있는 중"이라고 자신을 솔직하게 바라봤다. "변화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제 모습이다. '나를 너무 힘들게 하면서 사나'라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이를 버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 변덕도 심하다. 그래서 변화를 시도하려고 한다. 지금 이 생각이 나중엔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최선의 마음이다." /parkjy@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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