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직접 나서서 '진짜 연애'를 바라는 연예계 몇 커플이 있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속 개리와 송지효도 그 중 하나. 이들은 '런닝맨' 녹화날인 월요일마다 특별한 '케미'를 발휘해 6년째 '월요커플'로 불리고 있다.
개리와 송지효의 '커플 케미'는 분명 '런닝맨'의 인기 요소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두 사람을 억지로 엮는 편집이 많았다. 그만큼 대중의 피로도도 쌓여갔다. 개리와 송지효에게 더욱 리얼한 그림을 대놓고 바라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이를 두고 일부 시청자들은 '런닝맨'에서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를 바라지 말라고 지적하기도. 커플로서 만들어 내는 재미도 크지만 '런닝맨'이 '우결'은 아닌 까닭에 주객전도 식의 러브라인은 열혈 시청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그런 가운데 봄 개편을 맞아 '런닝맨' 제작진이 바뀌었다. 20일 방송에서 제작진은 '런닝맨'의 트레이드마크인 이름표 떼기 게임 대신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어느새 6년째 함께하는 멤버들간 서로를 좀 더 가까이 알아보자는 것.
가장 먼저 '월요커플'의 진심을 엿보기로 했다. 개리와 송지효는 처음으로 단 둘이 데이트하게 됐다. 멤버들 없이 둘만의 데이트라 쑥스러운 기색이 역력했지만 개리는 송지효를 위해 레스토랑을 예약했고, 송지효는 꽃단장하며 예뻐보이고자 노력했다.
식사 후 이어진 데이트 코스는 송지효가 준비한 로맨틱 전용 극장. 두 사람은 서울 야경을 감상하면서 로맨틱하게 와인도 한 잔씩 마셨다. 개리는 송지효에게 안주를 먹여 줬고 깜짝 선물까지 준비했다. 커플 양말을 신은 채 둘은 영화를 감상했다.
개리는 은근슬쩍 송지효에게 스킨십을 시도했다. 하지만 송지효는 '철벽녀'였다. 어깨에 기대기, 기지개 펴는 척 어깨동무하기, 무릎에 눕기 모두 실패했다. 담요를 함께 덮자고 했지만 어깨에 손 올리는 것 만큼은 철저히 차단했다.
데이트를 마치기 전 개리는 송지효에게 "오늘 뭔가 설레는 게 있었냐"고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송지효는 "단 둘이 있어도 어색하진 않네 싶더라"고 말했다. 어색한 듯 달콤한 둘의 첫 데이트는 뜻밖의 장소에서 마무리됐다.
제작진은 둘의 MRI를 통한 뇌 검사로 개리와 송지효의 진심을 알아보고자 했다. 송지효는 "진짜 월요커플을 좋아하시는 많은 분들이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받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말로 그동안 쌓아둔 속내를 밝혔다. 개리 역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떨리는 심경을 고백했다.
검사 결과가 나왔다. 개리는 송지효의 사진을 보면서도 안정적인 뇌파를 그렸다. 전문의는 이를 두고 "개리는 송지효에 대해 6년 차 동료애를 느끼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송지효 역시 오래된 연인의 사랑을 나타내는 영역에서 활성화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공교롭게 뇌 검사날은 월요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둘의 비즈니스 감정이 활성화 되지 못했던 걸까. 어찌 됐든 그렇게 개리-송지효 '월요커플'의 진심은 사랑과 우정 사이 어디쯤 있는 걸로 결론났다. '런닝맨'에서 '우결'을 바랐던 이들에게는 아쉬운 결과이지만 오히려 괜찮다.
이번 뇌 검사에서 개리와 송지효가 서로에게 이성의 감정을 200% 내비쳤다면 화제성는 됐을지언정 앞으로 풀어나갈 이야기에서 식상함은 더욱 컸을 터. 오히려 아리송한 관계로 끝나 앞으로도 게스트에 맞춰 러브라인을 틈틈이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술래잡기 대신 쉬어가기를 선택한 제작진은 현명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런닝맨'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