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특집의 탄생이었다.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예능과 다큐로 적절하게 풀어낸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의 하얼빈 특집의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유호진 PD는 앞으로 국내뿐 아니라 한국인과 관련된 곳이라면 해외도 떠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유호진 PD는 21일 OSEN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방송 후 내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저희는 방송을 내면서 시청률과 상관없이 보람 있는 일을 하자고 생각하자고 스스로 위로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좋아해주셔서 다들 기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PD는 겸손한 반응을 보였지만, 방송 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실제로 교육 자료로 써야 한다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 이에 대해 유 PD는 “그래주시면 영광”이라며 웃음 지었다.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아무래도 이전 특집들보다는 웃음기가 빠졌다. 결과적으로는 더 좋은 선택이 됐지만, 일부러 예능적인 측면을 자제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유 PD는 “단순히 웃음이 중요하냐와 전달해야 할 내용이 중요하냐의 문제에서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원칙이었기 때문이었다. 평소보다는 재미있는 상황이 적어진 것뿐이었지 웃음을 포기하겠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만약 그 상황에서 연기자들이 재미있는 상황을 만들어준다면 그건 또 충분히 좋은 것이라고 느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동주’가 그랬고, ‘귀향’이 그랬듯 결과적으로는 매체가 앞서서 우리의 역사의식을 깨우고 사회적인 논의로 확대시키는 역할을 ‘1박2일’도 동참하게 된 것.
유 PD는 “처음엔 그렇게까지 거창한 책임의식을 갖고 만든 건 아니었다. 하얼빈이라는 공간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연이 있는 곳이면서도 혹독한 추위라는 ‘1박2일’적인 요소도 갖고 있어서 두 가지 매력을 다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경험하게 됐다. 다행히 그걸 이해해주셔서 잘 된 것 같다”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앞으로 ‘1박2일’에서 하얼빈 특집과 같이 역사를 되짚어보는 프로젝트가 또 나올 수 있을까. 현재 구체적으로 논의 중인 아이템은 없다고 밝혔지만, 유 PD는 긍정적으로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어쨌든 한국인, 한국의 역사와 관계가 되는 곳이라면 소재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도 여행지로서 검토의 대상이 되겠다고 말이다. 아직까지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회의할 때 있어서 아무래도 두려움이 없을 것 같다”며 “그럴만한 아이템이 제공이 된다면 두려움을 덜 가지고 기획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1박2일' 캡처,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