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수목극 ‘굿바이 미스터 블랙’(극본 문희정, 연출 한희 김성욱)이 지난 16일 첫 방송된 이후 2회 내내 3.9%(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하며 5%를 밑돌았다. 그간의 ‘드라마 왕국’의 행보로 볼 때 실망할 만한 수치다. 이는 동 시간대 방송 중인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가 높은 인기를 얻어서인데, 같은 날 방송된 8회는 28.8%를 기록하며 30% 돌파를 눈앞에 뒀다.
3주나 늦게 시작한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 ‘태양의 후예’의 장벽을 깨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한희 PD의 연출력과 이진욱 김강우 문채원 등 배우들의 연기력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피 비린내 나는 복수는 물론 남녀의 로맨스를 수채화처럼 그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PD는 그간 ‘기황후’ ‘닥터 진’ ‘개인의 취향’ ‘넌 어느 별에서 왔니’ 등 굵직한 드라마를 연출해왔다. 그는 첫 방송을 앞두고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복수와 멜로, 이 두 가지 구조를 가지고 있는 드라마”라고 소개하며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을 만났을 때 어떤 선택을 내릴지 의문을 가지고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이 충분히 호기심을 갖고 애청할 만한 소재인 것이다.
첫 회에서는 해군 동기 차지원(이진욱 분)과 민선재(김강우 분)의 각별한 우정을 그렸고, 태국에서 자란 김스완(문채원 분)을 소개하며 지원과의 첫 만남을 그렸다. 이어 2회는 성공에 대한 욕망이 들끓는 선재가 지원을 배신하고, 친구를 살인자로 누명을 씌워 회사를 차지하려는 계략을 그려 향후 처절한 복수가 펼쳐질 것을 예감케 했다.
다른 잘 나가는 드라마에 비해선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굿바이 미스터 블랙’만의 진지한 접근이 돋보였다. 인기 배우 캐스팅에, 태국 현지 촬영을 진행함으로써 시작 전부터 화제와 기대를 모았고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 화려한 볼거리로 실망시키지 않았다.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선 ‘태양의 후예’와 같은 시간에 방송되지 않았다면 좀 더 좋은 기록을 냈을 것이라는 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는 이유로 실패했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앞으로 입소문을 타 시청률 수치가 급상승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처음 가졌던 마음가짐으로 밀고 나간다면 분명 터지는 순간이 찾아올 듯싶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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