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J 찰스', 지금의 3040 세대에게는 꽤나 익숙한 이름이다. 모델 출신다운 커다란 키, 뒤로 묶은 머리와 손질된 수염, 목을 타고 귀까지 올라온 인상적인 타투까지, 그의 모습을 한 번 보고 나니 가물했던 기억이 조금은 더 또렷해졌다.
지난 2005년 KM채널 '크레이지 투'로 연예계 첫발을 내디뎠고, 2006년 '일밤-이경규가 간다'를 통해 월드컵 경쟁국가인 토고를 방문하는 등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며 활약했다. 서태지 'Live Wire', 비 'It's Rainning' 등 톱가수들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는 것은 당시 그가 얼마만큼 '핫' 했는지를 입증하는 자료다.
그런 VJ 찰스가 무려 8년 만에 연예계에 복귀했다. 올해 1월 공개된 타블로가 이끄는 하이그라운드 검정치마 티저 영상을 통해서였다. 명확한 이유도 없이, 홀연히 8년 전 모든 방송을 중단해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했던 그는 왜 다시 돌아온 걸까. OSEN이 8년 만에 대중 곁으로 돌아온 VJ 찰스의 컴백 첫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말 오랜만이다. 정확히 얼마나 떠나 있었던 건가.
"2008년 중반부터 방송을 안했다. 만으로 8년이다. 마지막 즈음엔 '이혼설' '파경설'도 있었다. 그때를 생각하며 지금은 그냥 웃는다. 결혼했던 아내와 지금도 아주 잘 살고 있다. 아들이 벌써 8살이 됐고,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방송을 쉬는 동안 나는 군대도 다녀오고, 이런 저런 일을 하면서 지냈다. 결혼을 했으니, 벌어서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
-이런 저런 일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가.
"예전에 방송 활동 말고는 '옷'만 알았다. 그렇게 계속 옷 장사를 하다가, 3년 전부터는 인테리어랑, 커튼 등 페브릭 같은 데코레이션 상품을 취급한다. 지금이 3월이라서 한참 바쁘다."
-VJ 찰스가 가물가물한 사람도 있고, 아예 모르는 사람도 많다.
"안다. 신인의 자세로 할 생각이다. 솔직히 컴백이 아니라 거의 데뷔 아닌가. 과거에 방송을 할 때도 뭔가의 포지션이 명확하게 있지도 않았다. 그때는 그냥 '어린 찰스'였다면, 지금은 '어른 찰스'다. 쉬는 동안 풍파를 겪을대로 겪었다."
-검정치마 티저로 복귀는 일단 했다.
"검정치마 티저 영상을 보면, 마지막에 힘들게 뛰는 장면이 있다. 그 작업이 (복귀의) 시작이었다. 올해초 갑자기 타블로에게 전화가 와서 '할 수 있겠냐'고 물어서 뭔지도 제대로 모르고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정말 그때 열심히 뛰고 또 뛰었다. 화면에는 아주 잠깐 나오고 말지만.(웃음)"
-그럼 해당 티저영상 촬영을 계기로 복귀를 결심했나.
"아니다. 복귀를 결심한 시점에 연락이 왔다. 우리 아들이 (타블로 등) 주변에 있는 아는 삼촌들이 TV에 나오는 걸 신기해 했다. 그러다 가끔 내게 사인이나 사진 요청을 하시는 분들을 보고 '왜 그러냐'고 물었다. '예전에 아빠도 TV에 나왔다'고 하더니 믿질 않더라. 그러던 아들이 '아빠도 TV에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때가 막 방송 복귀에 대한 고민을 할 때였다. '잘 할 수 있을까'란 걱정이 컸었는데, 아들 덕분에 용기가 생겼다. 이제는 이걸 꼭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방송인'으로의 복귀인가? 다른 이들보다 특별히 지금 경쟁력이 있는 부분이 있을까.
"솔직히 경쟁력이 많이 없다.(웃음) 원래 경쟁력이 없었던 사람인데, 당시에는 많은 분들이 그냥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 돌아보면 너무 고마웠던 때다. 그때보다 인생의 깊이는 더 생겼고, 몇년간 인테리어업을 하면서 집안을 실용적으로 꾸미는 노하우를 터득했다. 요즘 '집방' 이런 게 인기 있지 않나? XTM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를 챙겨본다. 집방이 아니더라도, 뭐든 다 잘 해낼 수 있다. 한 번 믿고 맡겨봐달라." / gato@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검정치마 티저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