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이 잘하는 일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생을 살면서 자신 있게 잘하는 일을 찾았다면 그것을 연마해 전문가가 될 수 있을 터다.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이 맞아 떨어진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이 불일치한다. 찾아오는 괴리감으로 인해 상심이 크겠지만, 하고 싶은 일도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언젠간 잘하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년부터 걸그룹 멤버들이(물론 보이그룹도 마찬가지다) 가수로 시작했다가 연기에 관심이 생겨 배우로 전향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생명 연장이 어렵다는 걸그룹의 한계 탓에 겸업을 하는 이도 더러 있었다.
그들이 가수로서 높은 인기를 얻긴 했지만 연기 분야에서 인정받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시작부터 ‘발연기’라는 연기력 논란이 뒤따라 어깨를 늘어뜨렸다. 비판을 약으로 삼고 노력하고 견뎌낸 결과 아이돌 후광을 벗고 당당히 배우로 선 이들도 있다. 자신의 몫에 달라지는 것이다.
2012년 그룹 타이니지로 데뷔한 도희는 이듬해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출연하며 연기 맛을 보고 난후 걸그룹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전라도 사투리 연기에만 특화됐다는 평가를 얻고 있고, 본인도 자신의 연기가 부족하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만 앞으로 연기에 전념하며 차근차근 밟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걸그룹 출신 연기자들은 셀 수 없이 많다. 씨스타 다솜도 가수 활동과 함께 중학교 때부터 꿈꿔왔던 연기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예쁜 모습만 보여줄 것 같던 그녀가 걸그룹의 새침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굴욕을 마다하지 않는 연기로 반전을 안겼다고 호평했다. 물론 그녀의 캐스팅 소식에 가수활동에 전념하라며 반대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최근 연기를 시작한 레인보우 고우리. 그녀 역시 연기 경력이 짧지만 주말드라마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연기로 밉상 캐릭터를 무난하게 소화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좋은 연기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시간을 가지고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세 사람 모두 가수에서 배우로 거듭나기 위한 과도기에 서있다. 가수도 연기자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로 굳히거나, 인정받는 배우가 될 수도 있는 전환점인 것. 연기를 하고 싶다는 본인들의 의지대로 선택한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하고 싶은 일에서 잘하는 일을 발견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것이다./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