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눈물 흘린 고민이었다. 이르게 정년퇴직한 후 하루하루 일거리를 찾아다니지만 차마 자식들 앞에서 속내를 드러내지 못했던 ‘백수아빠’와 어린 나이부터 가장이 돼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의 노예가 돼 버린 ‘소녀가장’의 사연이다. 말을 털어놓지 않으니 몰랐고 정말 ‘동상이몽’이었다. 서로의 마음을 더 헤아리고 보니, 결국 가족을 위했던 마음은 통했다. 스튜디오는 눈물바다가 됐다. 저마다 공감 포인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는 부모님과 자식들 사이에서 해결하지 못한 고민을 방송을 통해 해결해 주는 세대 공감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많은 사연이 다녀갔지만,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45회분은 레전드 에피소드로 남을 만했다. 게스트들도, 방청객들도, 시청자들도 모두 눈물을 흘리며 함께 공감했으니까.
소녀가장 선영 양의 입장이 먼저 소개됐다. 공부만 해도 모자란 고등학교 2학년 신분에 매일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함이었다. 아픈 엄마, 어린 동생, 취직했지만 학자금 대출금을 갚고 있는 언니를 대신해 가장의 책임감을 늘 어깨에 짊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집에서 막걸리만 마시고 있는 아빠는 이해할 수 없었다.
여기까지 소개됐을 때부터 이미 안타까움에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글썽였다. 김흥국도 백수아빠에게 분노를 참지 못했다. 특히 규현은 자신의 철없던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며 괜스레 미안함에 눈물을 흘렸다.
백수아빠도 해명했다. 구조조정으로 인해 이르게 정년퇴직을 했고, 퇴직금은 빚보증으로 날렸다. 하지만 아이들이 상처받을까봐 털어놓지 못했다. 새벽마다 인력시장을 나가도 나이 때문에 일용직을 구하기도 힘들었다. 이 역시 말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딸은 보이는 모습이 늘 집에서 답답함에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뿐이었고, 늘 다투게 됐다.
이에 박나래는 백수아빠의 모습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보인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왜 우리한테 의지하지 않고 술에 의지했을까”라며 딸의 입장을 대변했다. 각종 아르바이트를 섭렵했다는 소진은 자신의 경우를 들어 선영 양을 이해시키려 노력했다. 그는 가족을 위해 돈을 버는 책임감을 아버지는 평생 느끼면서 살아왔을 것이라며 결국 두 사람은 같은 마음이라는 것.
진정 동상이몽이었던 아빠와 딸이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을 통해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렇게 서로를 위하는 가족이 함께 한다면 그 어떤 위기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동상이몽'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