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 무휼!" 이 외침이 안방 시청자들을 전율케 만들었다. 그토록 애타게 기다렸던 무휼(윤균상 분)의 각성, 그리고 엔딩을 드디어 보게 된 것. 그래서 더욱 아쉽게만 느껴지는 종영이다.
윤균상은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에서 훗날 조선제일검이 되는 무사 무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 드라마는 철혈군주가 되는 이방원(유아인 분)을 중심으로 한 육룡의 활약을 그리고 있는 팩션 사극이자 한석규가 주연을 맡았던 '뿌리깊은 나무'의 프리퀄이다.
그리고 무휼은 '육룡이 나르샤'와 '뿌리깊은 나무'에 모두 등장해 두 드라마를 이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조진웅이 출연해 이도를 지켰다. 조진웅의 천연덕스러운 연기와 묵직한 카리스마는 물론 이도와 함께 있을 때는 잔망스러워지는 모습 때문에 큰 인기를 모았던 캐릭터이기도 하다. "무사 무휼!"은 조진웅이 연기한 무휼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다.
그렇기에 '육룡이 나르샤'의 무휼 역시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젊은 시절의 무휼은 식구들을 위해 입신양명을 꿈꾸며 무사가 된 인물. 분이(신세경 분)와 이방원을 만나면서 타고난 괴력과 검술 실력을 발휘하며 조금씩 성장을 이뤄갔다.
하지만 이 드라마 속 육룡들은 각각 각성의 시기가 존재했고, 이는 극 초반 1회부터 5회까지 다뤄졌다. 이는 '자막 엔딩'으로 표현이 됐는데 유독 여섯 번째 용인 무휼만 각성을 하지 않아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당시 제작진은 아직 무사로서 자각하지 못한 무휼이 성장을 하게 되면 엔딩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무휼이 하루 빨리 각성하길 바라고 또 바랐다. 분명 위화도 회군, 도화전 전투, 명나라 격투 등 죽을 위기를 정말 많이 넘겼고, 그 과정에서 무사로서 성장도 했건만 무휼의 엔딩을 보는 건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기만 했다. 그런데 종영을 하루 앞둔 지난 21일 49회에서야 무휼의 엔딩이 등장한 것.
권력을 잡기 위해 정도전과 동생을 죽인 이방원을 보며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하던 무휼은 아무 죄도 없는 반촌 사람들이 희생 당하고 자신의 할머니까지 고초를 겪자 낙향하겠다고 결심했다. 처음엔 반대하던 이방원도 마음을 돌려 이를 허락했다. 하지만 무휼은 위기에 처한 이방원의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방원의 길을 막은 길선미(박혁권 분)를 힘으로 제압한 무휼은 "늦었습니다 주군"이라고 말한 뒤 칼을 움켜 쥐었다. 그리고 "무사 무휼, 한 치의 실수도 없이 명을 수행할 것입니다"라고 외쳤다. 이 모습은 '뿌리깊은 나무'에서 무휼이 이도를 지킬 당시의 모습과 일치했다.
그리고 '여섯 번째 용. 조선제일검 무휼. 훗날 세종대왕 이도를 지키다'라는 자막 엔딩이 공개됐다. 그렇게 무휼은 진짜 각성을 이뤄냈다. 이 모습은 그동안 무휼을 응원하고 지지했던 시청자들을 전율케 만들기에 충분했다. 끝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놀라운 명장면을 만들어내는 제작진에게도 호평이 쏟아졌다.
이제 '육룡이 나르샤'는 마지막회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이렇게 짜릿한 명장면과 명연기를 볼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이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다. /parkjy@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캡처,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