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가나 김세정 얘기다. 시청자들도 연예인들도 Mnet ‘프로듀스 101’의 팬이라면, 김세정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김세정을 두고 소속사가 젤리피쉬이기에 Mnet의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억측어린 시선도 있지만, 사실 김세정이 '프로듀스 101'을 살렸다고 표현해도 어느 정도 수긍할 만 하다.
배우 차태현과 가수 정준영은 방송에서 김세정의 팬임을 드러내며 응원을 보냈고, 국민 프로듀서들의 투표에서도 김세정이 중반 이후부터는 1위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결국 그가 대중의 마음을 강하게 사로잡았다는말인데, 이는 본인이 가진 특유의 매력과 꿈을 위한 부단한 노력(으로 보여지는 면모)이 합쳐진 결과다.
첫 방송에서부터 생글생글 웃는 호감형 외모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뽐냈던 김세정은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무대에서는 소울풀한 가창력으로 보는 이를 놀라게 했다. 마음을 꾹꾹 눌러담아 한 글자 한 글자 내뱉던 '양화대교'는 사람들을 홀렸다. 댄스는 다소 약해보였지만 존재감이 있어 센터가 아님에도 센터로 보이게 했다.
대중이 김세정이란 이름을 각인하게 된 것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실력이 없던 김소혜의 덕이 있었다. 김세정은 김소혜에게 친절한 선생님의 모습을 보이며 착한 마음씨를 뽐냈고, 이 프로그램이 한 편의 드라마라고 한다면 완벽한 여주인공이 됐다.
한 순간 만들어진 유망주가 아닌, 노력파라는 것은 그가 이미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다는 과거에서 엿볼 수 있게 한다. 'K팝스타'에 도전했던 풋풋한 모습은 그가 어릴 때부터 가수의 꿈을 키워왔음을 보여주는데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절실함과 애틋함을 더한다.
미담은 호감을 더욱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최근 김세정이 고등학교 2학년 때 교내편지대회에서 1등을 한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글에서는 어머니에게 보내는 효심이 절절하다. 항상 딸에게 미안해하는 엄마에게 "저희가 가난한 건 부끄러운 것도 아니고 이겨낼 수 있는 거잖아요. 가난해서 얻은 것도 많고요. 절제하는 법도 배웠고 남들처럼 철없는 말도 자주 안하고 생각도 조금 더 성숙한 것 같아서 전 되레 감사해요"라고 성숙한 말을 전했다.
제작진이 고가의 카메라를 망가뜨리는 몰래카메라에서는 "괜찮아요? 마음을 편하게 먹고"라며 실수한 스태프를 도리어 위로하며 당황하기 보다는 차분히, 오히려 여유롭게 해결책을 찾던 어른스러운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김세정의 11인 걸그룹 데뷔는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 된 문제고 관건은 그가 끝까지 1위를 하느냐이다. 이런 '잘 나가는' 김세정이 안티나 논란이 적은 이유는 부정할 수 없는 실력파라는 것에 있다. 이쯤되니 김세정이 프로그램의 수혜를 입은 것도 사실이긴하지만, 처음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앗던 엠넷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살린 주역이라는 것도 업계의 반응이다. / nyc@osen.co.kr
[사진] '프로듀스 101'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