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말선초를 이끈 여섯 용의 활약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SBS ‘육룡이 나르샤’가 6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것. 이념의 충돌도, 애틋한 로맨스도 있었지만 극 중 인물들이 펼친 핏빛 액션이야말로 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던 중요한 요소였다. 최종회만을 남겨 두고 있는 ‘육룡이 나르샤’ 속 피바람의 한 가운데에는 한예리·변요한·윤균상이 있었다.
22일 방송되는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척사광(한예리 분), 이방지(변요한 분), 무휼(윤균상 분) 등 3인의 무사가 마지막 결전에 돌입한다. 이날 제작진이 공개한 사진 속 서로에게 칼을 겨누고 있는 세 사람의 모습은 최종회다운 긴장감을 자아냈다. 특히 지난 방송 말미에는 이방원(유아인 분)을 제거하려는 이방지와 척사광, 그리고 이 둘을 막아내기 위해 각성한 무휼이 혈투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들이 함께 맞붙었던 것은 두 번째지만, 이번에는 저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벌이는 싸움이기에 절실함이 더욱 배가됐다.
먼저 척사광은 사랑하는 왕요(이도엽 분)와 함께 평범하게 사는 꿈이 깨어진 후 잔혹하게 변한 눈빛을 보였다. 왕요의 아이마저 이방원 때문에 죽었다고 믿은 그는 복수심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더 이상 지킬 사람이 없는 척사광의 칼은 더욱 싸늘하게 빛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드라마 안에서 가녀린 몸과 상반되는 검술 실력을 보였던 그에 대해 ‘육룡이 나르샤’의 작가진은 무협구도에서 반드시 필요한 인물로 꼽기도 했다.
한편 이방지는 이방원이 일으킨 ‘왕자의 난’ 탓으로 정인이었던 연희(정유미 분)와 반드시 지키고 싶었던 정도전(김명민 분)까지 잃었다.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숨값을 되갚아 주고 싶었을 터. 슬픔과 복수심이 절반씩 섞인 그의 눈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이방지를 ‘소금인간’이라고 불리게 할 정도로 애잔했다.
무휼에게도 아픈 사연이 있었다. 무휼은 이방원의 정치, 이방원의 꿈을 좇아 그의 곁에 머물렀다. 그러나 점점 잔혹해져만 가는 이방원의 모습에 계속 그를 지켜야만 할지 망설이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이 끝의 끝까지 치닫자 호위무사로서의 본능을 일깨웠고, 이방원을 해하려는 무리 앞을 막아선 그다. ‘육룡이 나르샤’의 전작 ‘뿌리 깊은 나무’에서는 이방원을 떠나 낙향했던 인물이지만, 이번 드라마에서는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보통 사람의 모습을 대변했던 그다.
이 작품이 장장 50회를 이어 오는 동안 월화드라마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던 데는 척사광, 이방지, 무휼 외에도 길선미·길태미(박혁권 분) 등 조선 최고 무사들의 영화를 방불케 하는 액션이 주효했다. 그래서 한예리·변요한·윤균상의 결전은 이날 방송되는 ‘육룡이 나르샤’ 최종회의 가장 중요한 대목일 것이다. 세 무사들의 처절한 마지막 싸움을 주목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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