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시터’ 조여정의 복수극이 끝을 맺었다. 작가 기 드 모파상의 작품을 인용한 살인과 그의 얼굴 곳곳에 튄 피는 우아하면서도 잔혹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김민준이 벌인 일. 조여정은 남편의 죄를 덮어썼을 뿐이었다.
22일 방송된 KBS 2TV ‘베이비시터’ 최종회에서는 믿었던 사람들에게 전부 배신을 당하고 나락으로 떨어진 은주(조여정 분)의 한 맺힌 복수가 끝내 이뤄졌다. 온몸에 피칠갑을 한 채였지만, 은주가 떨군 눈물은 어딘가 홀가분해 보이기까지 했다.
은주는 정신병원에 갇힌 데 이어 불의의 사고로 구치소에까지 수감되는 신세가 됐다. 심지어는 구치소 안에서 생명의 위협까지 겪었던 은주는 정신병원에서 일어난 사건에 잘못이 없음을 인정받고 풀려났다. 구치소를 나서는 그의 눈빛은 마치 다시 태어난 것 같았다.
이 와중에 상원(김민준 분)은 석류(신윤주 분)에게 완벽히 버림받았다. 석류는 “앞으로 집 앞에서 기다리는 일 그만 하라. 당신은 나랑 자는 게 목적이었고 목적 달성 다 했지 않나”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에 상원은 “내가 너 때문에 뭘 버렸는지 아나”라며 억지로 키스를 하려 했지만 돌아선 석류의 마음은 다잡히지 않았다.
출소한 은주는 그대로 상원을 찾아가 그의 배에 칼을 찔러 넣었다. 죽은 남편의 얼굴을 엉망으로 만든 뒤 불로 태우기까지 한 은주는 바로 석류를 찾아가 기 드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 속 불륜남녀의 최후를 그린 구절을 읽었다. 그러나 석류로부터 돌아온 답은, 그의 아버지가 13년 전 은주에게 반하는 바람에 가정이 파탄나 복수를 하고 싶었다는 것이었다. 은주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채 “나와 상관 없는 일”이라며 골프채로 석류의 머리를 후려쳐 죽음에 이르게 했다. 은주는 당연히 붙잡혔고, 세 남녀의 살인과 관련된 최종 선고를 앞두고 기자에게 그동안 있던 일들을 털어놨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상원이 저지른 일이었고, 은주는 이를 덮어썼을 뿐이었다. 복수심과 질투심에 불타 석류와 영균(이승준 분)을 죽인 상원이 구치소에 있는 은주에게 이를 알렸고, 아내는 남편의 죄를 대신 지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상원은 자신과 덩치가 비슷한 사람을 죽여 시체를 만들고 그로 위장한 채 정신병원에 들어갔다. 은주는 다른 사람이 된 상원과 다시 결혼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며 어디론가 떠나던 부부는 트럭에 부딪혔다. 모든 것이 파국을 맞은 가운데 가까스로 몸을 추스린 은주는 지나가던 차 주인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그 차 주인은 구치소에서 은주를 죽이려 했던 바로 그 여자였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베이비시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