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왕년의 스포츠 스타들이 속속 예능계로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김세진은 출중한 예능감에도 불구하고 크게 빛을 보지 못했었다. 그래서 현재 V리그의 OK저축은행 배구팀 감독을 맡고 있는 김세진이 ‘우리동네 예체능’의 배구단 감독을 겸임하게 됐다는 소식에 시청자들의 반가움이 쏟아졌던 것도 사실이다. 김세진은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하듯 훌륭한 예능 센스와 리더십으로 안방에 ‘즐거운 배구’를 전파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는 김세진 감독이 이끄는 우리동네 배구단의 첫 경기가 공개됐다. 김세진은 경기에 앞서 단원들을 자신의 집에 초대했다. 첫 대결을 앞둔 단원들의 팀워크 증진과 기력 보충을 위해 손수 음식을 준비하겠다는 의지에서다.
그의 화려한 말솜씨는 전문 방송인으로 구성된 단원들 앞에서도 돋보였다. 자신이 ‘말상’임을 당당히 인정하면서 배구계의 ‘마삼트리오’로 김상우와 후인정을 추가 언급해 폭소를 자아냈다. 큰 키를 이용한 상황극도 여느 예능인 못지 않았다. 단원들과 집 구경을 하면서 드러난 깔끔함에 결벽증 캐릭터가 만들어졌고, 처음에는 질색팔색하던 김세진은 금세 적응한 듯 이를 웃음 포인트로 승화시키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본 경기에 돌입해서는 프로 감독으로 완벽히 모습을 바꿨다. 냉철하게 경기를 분석한 그는 시청자들은 물론 배구 초보인 단원들이 알아듣기 쉬운 말로 지시를 내렸다. 실수를 한 단원을 다그치기보다는 격려를 유도해 원활한 경기 운영을 돕기도 했다. 김세진이 감독으로서 보여 준 노련함은 그의 유머러스한 모습 만큼이나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세진은 이미 MBC ‘라디오스타’, KBS 2TV ‘해피투게더’, 채널A ‘불멸의 국가대표’ 등 쟁쟁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솔직한 입담과 뛰어난 센스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었다. 배구 스타에서 감독으로, 또 예능계의 샛별로 자리매김할 김세진의 모습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일 열린 ‘우리동네 예체능’의 현장 공개 및 기자간담회에서 김해룡PD는 “김세진을 삼고초려 끝에 섭외하게 됐다며 그가 생활 스포츠 활성화에 사명감을 갖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세진이 이 프로그램에서 보여 줄 스포츠에 대한 진심과 탁월한 예능감이 배구의 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우리동네 예체능’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