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유혹'이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드라마로 남았다. 방송 초반 주상욱, 최강희, 정진영, 차예련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관심을 모았던 '화려한 유혹'. 하지만 50부작 대장정이 이어지는 동안, 억지스러운 설정과 막장극을 방불케하는 악행들이 쏟아지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결국 '화려한 유혹'은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으로 초라한 퇴장을 맞았다.
22일 방송된 MBC 월화극 ‘화려한 유혹’은 악행을 일삼았던 수명(김창완)이 결국 법의 심판을 받고, 불화했던 관계들이 화해를 하는 결말이 그려졌다.
일주(차예련)는 법정에서 수명의 악행 사실을 고발하고, 은수(최강희)의 딸을 계단에서 밀어 식물인간을 만들었던 죄를 밝히며 뉘우쳤다. 일주는 자수하기 전 은수를 찾았고, 두 사람은 그간 쌓였던 미움을 풀며 눈물의 포옹을 나눴다.
수명은 일주의 증언에도 갖은 핑계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지만, 선호(이재윤)가 마지막 순간 등장해 수명의 악행을 증언했다. 수명은 결국 감옥에 가고, 그의 두 아들 무혁과 준혁 역시 수명의 비리에 가담한 죄로 감옥에 간다.
모든 사건이 일단락된 뒤 은수는 형우(주상욱)에게 갈 수 없다고 밝히며 헤어지자고 하고, 형우 역시 은수를 보내준다. 3년 뒤 일주는 장애우 시설을 운영하고, 은수는 석현(정진영)이 남긴 재단의 이사장으로 일한다. 은수는 딸과 함께 형우와의 추억이 서린 장소를 찾았다가 형우와 재회,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아버지에 대한 복수로 살아가는 남자 형우와 남편과 딸에 대한 복수로 살아가는 여자 은수.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화려한 유혹’은 최강희, 주상욱, 정진영, 차예련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방송 시작부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아침극이나 주말극에서 흔히 보았던 자극적인 소재와 억지스러운 상황들이 이어지며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딸에 대한 복수로 아버지 뻘 되는 남자 석현과 결혼한 은수의 모습이나 자신의 목적을 위해 아이까지 계단에서 밀어 식물인간으로 만드는 일주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또한 수명의 도를 지나친 악행 역시 막장 드라마를 방불케 했다.
하지만 이런 설정 속에서도 배우들의 연기는 빛났다. 가혹할 정도의 불행 속에서 딸을 키워내는 은수를 연기한 최강희는 이전 작품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모정 연기를 훌륭하게 해냈고, 한 여자를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형우 역의 주상욱 역시 여성 시청자들의 심쿵시키기에 충분한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정진영은 악역임에도 ‘할배파탈’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악역 같지 않은 악역 연기를 선사했다. ‘화려한 유혹’은 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로 기억되는 드라마로 남았다. / bonbon@osen.co.kr
[사진] ‘화려한 유혹’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