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박해영 경위님을 잊지 못한 시청자들이라면 반가울 소식이다. 배우 이제훈이 오는 5월 스크린으로 돌아오기 때문. 게다가 형사에서 탐정으로 매력적인 변신을 시도한다. 표정부터 싹 바뀌었다.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추적에 나서는 일은 똑같지만, 이제훈의 두 얼굴은 ‘지킬 앤 하이드’ 급이다.
지난 3월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극본 김은희, 연출 김원석)은 탄탄한 대본과 소위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연출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배우들의 열연도 더할 나위 없었다. 그중 이제훈은 프로파일러 박해영 경위 역을 맡았다. 이재한(조진웅 분)의 무전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극중 박해영 형사가 하는 일인 프로파일링은 수사기법 중 하나다. 범죄현장에 남겨진 증거 등을 통해 범인의 심리를 유추해낸다. 특히 ‘시그널’에서 이제훈은 막대한 양의 대사를 소화하며 사건의 설명도 도맡아했다.
그런 그가 흔들리는 순간이 있다. 바로 과거의 상처와 마주했을 때다. 형이 억울하게 끔찍한 사건의 진범으로 몰리면서 목숨까지 잃었기 때문. 당시 어린 아이였던 해영은 형을 위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경찰대에 들어갔고 형사가 됐다. 이런 사연이 다뤄지면서 이제훈은 여성 시청자들의 모성애까지 자극하는 등 보듬어주고 싶은 해영을 완성했다.
‘시그널’이 종영하면서 다시 해영을 비롯해 극중 인물들을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을 터. 시즌2를 원하는 목소리가 컸다. 시즌제로 가더라도 주연 3인방은 반드시 계속 나와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러한 이별의 아쉬움과 시즌2에 대한 기다림을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이하 ‘탐정 홍길동’)으로 달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닮은 듯 하지만 다른 형사와 탐정이라는 캐릭터다. ‘시그널’에서 형사로 분했던 이제훈이 이번에는 불법 흥신소 ‘활빈당’의 사립탐정으로 돌아온다.
고전문학인 홍길동은 현대에도 계속해서 재해석되며 콘텐츠로 만들어지는 단골 소재다. 홍길동의 캐릭터도 그만큼 작품에 따라 다양하게 변모해왔다. 그런데 ‘탐정 홍길동’에서 이제훈이 연기하는 홍길동은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 포인트다. 사건 해결 성공률 99%에 달한다. 능력치는 최상이다.
단서로 제공된 1차 포스터 속 이제훈의 표정은 악동인지, 선인인지 알 수 없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도 아닌 ‘새로운 놈’이 탄생한 것만은 분명하다. / besodam@osen.co.kr
[사진] '시그널', '탐정 홍길동'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