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연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 23일 개봉)'은 DC 캐릭터 영화인 만큼,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장일치에 가까울 정도로 관객들이 동의하는 부분은 '원더우먼'의 존재감이다.
잭 스나이더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배트맨 대 슈퍼맨'은 뛰어난 인간 배트맨과 신 영역에 있는 슈퍼맨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두 사람은 각자가 생각하는 정의를 놓고 예측 불가의 싸움을 벌인다. 그런데 정작 흥미로운 인물은 따로 있다. 신과 인간의 중간에 있는 메타 휴먼인 원더우먼이 그 인물.
아드레날린 넘치는 두 영웅 속에서 팜므파탈의 기품으로 스크린을 압도해버리는 원더우먼은 너무나 현실적이고 도시적이면서도 한 순간 전설적인 판타지로 변신한다. 메타휴먼이기에 가능한 이 극명한 차이는 원더우먼의 정체성인데, 그렇기에 이 영화 속에서 가장 신비의 영역에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슈퍼모델 같은 비주얼을 지닌 배우 갤 가돗이 원더우먼으로 분했다. 길쭉길쭉 시원하면서도 얋은 선이 표현하는 풍만한 몸매, 거기에다 전투를 할 때 수영복 뺨치는 의상을 입고 적을 제압하는 원더우먼은 남자들의 판타지를 극대화한 모습이아닐까. 영화 속 "나 같은 여잔 만나본 적 없을걸?"이란 대사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차후 원더우먼 단독무비를 위한 DC의 전초석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감독과 제작사의 원더우먼에 대한 애정은 각별해보인다. 분량 자체가 큰 것은 아니나 그가 나오는 한 신 한 신이 폭발적이다. 특히 후반부 전투를 위해 뛰쳐 나온 원더우먼이 등장하는 신에서는 음악에서부터 '그 분이 오셨다'를 표현한다. 관객들의 가슴은 방망이질 칠 것이다.
굳이 마블의 블랙위도우와 비교하자면, 존재감이나 아우라 면에서 일단 원더우먼의 승리다. 배트맨과 슈퍼맨의 가장 멋진 여자사람친구가 된 원더우먼이 그 오랜시간 동안 지구에서 무엇을, 왜 하고 있었는지 알고 싶어진다면 일단 '배트맨 대 슈퍼맨' 속 원더우먼의 존재 이유는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 nyc@osen.co.kr
[사진] '배트맨 대 슈퍼맨'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