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자가 아름답다고 하지 않았나.
힙합은 젊은 사람들만의 문화인 듯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런 분위기가 깨졌다. 원로배우 김영옥이 JTBC 새 예능프로그램 ‘힙합의 민족’에 출연하고 방송인 정준하 또한 MBC ‘무한도전’을 통해 ‘쇼미더머니5’에 도전했다. 이젠 힙합을 하는데 있어서 나이는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오는 4월 1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힙합의 민족’에서는 평균나이 65세 할머니들이 랩 배틀을 한다. 할머니 라인업을 보면 맏언니 김영옥은 80세고 최병주는 72세, 양희경과 김영임, 염정인은 64세, 이경진과 이용녀는 61세, 막내인 문희경이 52세다.
그야말로 ‘아름다운 도전’이다. 드라마에서 그저 어머니, 할머니였던 이들이 거친 랩이 오가는 배틀을 펼치다니 쉽게 상상할 수 없었던 그림이다.
마치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등이 tvN ‘꽃보다 할배’를 통해 해외여행에 나섰을 때 이들이 나이가 들어 힘들 것 같다고 했지만 결국엔 무사히 여행을 마친 걸 보고 많은 시청자들이 감동했고, 할아버지들이 자유여행을 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할머니들이 랩 배틀을 하는 건 불가능할 것 같았던, 어쩌면 아예 생각도 하지 못했던 일이라 ‘힙합의 민족’ 또한 ‘꽃보다 할배’와 같은 감동과 신선함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 또 힙합에 도전한 사람이 있다. 바로 46살의 정준하. 그가 지난 19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 ‘쇼미더머니5’ 예선에 도전하는 과정은 감동이었다. 그저 웃길 줄만 알았던 에피소드였지만 진지하게 임하는 정준하의 모습을 보고 울컥한 시청자들이 많다.
정준하는 초반에는 불만을 토로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어책을 읽는 듯한 랩도 나중에는 가사와 박자를 차지게 살렸다. 정준하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직접 쓴 랩도 ‘정말 정준하가 썼나’라는 반응이 있을 만큼 프로 래퍼 못지않았다.
“벌칙이지만 저렇게까지 노력할 줄 몰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라고 열심히 하는 이유를 밝혔던 정준하는 예선 현장에서 최고령의 지원자였지만 심사위원 쌈디 앞에서 웃음기 뺀 모습을 하고는 “웃지마”라고 분위기를 한 번에 휘어잡다. 그의 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어진 장면은 지원자들이 환호하고 박수를 치고 함께 자리했던 하하도 환호하며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정준하는 울컥 하는 모습을 보이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그의 예선 결과가 어느 정도 예상돼 그의 도전을 향한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할머니들과 중년의 힙합 도전, 그저 웃을 일이 아니라 그들의 의미 있는 도전이고 감동이었다. /kangs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