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제주도 기준 벚꽃 공식 개화시기다. 개나리, 진달래에 이어 드디어 벚꽃까지 피기 시작했다. 23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쪽 지방에 꽃봉오리가 터질 예정이며 서울에는 작년보다 이른 4월 6일부터 벚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제주도보다 더 일찍 봄꽃이 핀 곳이 있다. 바로 가요계 음원 차트다. 꽃샘추위가 생각보다 힘을 못 쓰고 평년보다 따뜻한 기운이 일찍 맴돌자 음원 차트가 즉각 반응했다. 봄 시즌송과 함께 꽃과 관련된 노래들이 음악 팬들을 벌써부터 사로잡고 있다.
대표적인 봄 캐럴송, '벚꽃엔딩'은 23일 오후 기준 멜론 음원 차트 11위에 올라 있다. 10위권 진입을 코앞에 둔 셈. 2012년 발표돼 5년째 봄을 맞이한 이 곡은 시즌을 대표하는 노래로 거듭났다. '벚꽃좀비', '벚꽃연금' 등의 수식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에릭남과 레드벨벳 웬디가 입을 맞춘 '봄인가 봐'도 차트 상위권에 안착한 상태. 달콤한 봄 향기를 가득 품어 앞으로 매년 이맘 때쯤 자주 들릴 좋은 예감을 뿜어내고 있다.
하이포와 아이유가 부른 '봄 사랑 벚꽃 말고'는 '제2의 벚꽃엔딩' 같다. 2014년 4월에 발표돼 3년째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SBS '냄새를 보는 소녀' OST곡인 로꼬와 유주의 '우연히 봄'도 꽃향기를 가득 머금은 시즌송이다. 두 사람의 쫄깃한 하모니가 계속 들어도 질리지가 않다.
분위기는 사뭇 다르지만 2014년 3월에 발매된 박효신의 '야생화' 역시 봄을 맞아 다시 한번 톱100 차트에 들어섰다. 달달한 러브송은 아니지만 '봄'하면 떠오르는 대표곡으로 거듭나고 있다. 버스커버스커의 '꽃송이가'와 윤아의 '덕수궁 돌담길의 봄' 역시 봄맞이 '필청' 리스트로 꼽힌다.
1위부터 100위까지 그야말로 봄맞이 꽃들이 만개했다. 아직 가로수에 나뭇가지들은 앙상하지만 음원 차트에는 꽃향기와 봄내음이 가득하다. 본격적인 꽃놀이 시즌이 되면 가요계는 더욱 화사해질 터. 꽃 핀 음원 차트를 보고 있노라면 기분 좋은 나른함이 느껴진다. /comet568@osen.co.kr
[사진] 앨범 재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