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이 아니라 양봉꾼이 아닐까. 꿀이 흘러 넘쳤다. 한 번은 어려워도 두 번부터는 쉽다더니 딱 그 말이 맞았다. ‘태양의 후예’ 송혜교의 마음을 확인한 송중기가 소원대로 립스틱을 많이 해먹고(?) 있다. 1회에 2 키스신이라니. 역대 달달한 회차로 기억될 것이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 9회분에 앞서 안방을 뒤집어놨던 대사가 있었다. 유시진(송중기 분)이 강모연(송혜교 분)을 바라보며 “립스틱도 하나 해먹읍시다”라고 말했던 것. 이에 시청자들은 드디어 다음 회에서 두 사람의 진한 키스신을 보겠다며 환호했다.
베일을 벗은 립스틱 신에서는 사실 키스신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립스틱의 용도는 지뢰 경고용 푯말에 쓰였다. 예고용 ‘낚시’였다면 낚시였는데, 로맨틱한 신은 그 다음 장면에서 터졌다. 시진을 향한 마음은 스스로도 깨닫고 있었지만, 군인 신분이 내내 마음에 걸렸던 모연. 심지어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히 알 수도 없고, 언제 어디서 잘못될지 몰라 늘 마음을 졸이며 살아야 하고, 늘 함께 있을 수도 없다. 그게 시진이었다.
그런데 생각 정리가 끝난 후 모연은 시진에게 마음을 고백했다. 지뢰밭에서 무사히 벗어난 뒤 트럭 뒷좌석에 오른 뒤의 일이다. 이에 시진은 키스로 맞받아쳤다. 석양이 예쁘게 지는 배경을 뒤로 하고 아름다운 명장면이 탄생했다.
한 번 터진 애정은 시시때때로 로맨틱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조준목표가 너무 예뻐서 ‘하트샷’이라고 하질 않나, 또 한 번의 뽀뽀신도 등장했다. 시진이 주유소에서 모연에게 기습적으로 입을 맞춘 것. 쉴 틈 없이 몰아치는 달달한 장면에 시청자들은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낚시라고 실망을 감추지 못할 뻔했다가 몰아치는 로맨틱한 장면은 시청자와 ‘밀당’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했다. 이런 식의 밀당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오늘부터 1일’로 본격 연애를 시작한 송송커플에게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올 전망이지만, 그럼에도 사랑의 힘으로 모든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가길 바라는 바이다. 지뢰밭에서 한 발 한 발 함께 빠져나왔던 것처럼 말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