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보는 이들을 참 설레게 한다. 겉잡을 수 없이 빠르게 침투해 오는 불행 속에서도 이진욱과 문채원, '블랙스완' 커플이 시청자들의 심장을 뛰게했다. 아직, 해야할 일이 많이 남아있지만, 서로의 존재를 통해 위로를 받는 남녀의 모습은 '힐링' 그 자체였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극본 문희정 연출 한희 김성욱)에서는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여는 카야(문채원 분)와 지원(이진욱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지원은 은도 비서의 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고, 이를 도와준 사람이 카야와 지륜(김태우 분)이었다. 지륜은 카야를 설득해 지원과 함께 한 섬으로 숨어 들었고, 카야는 지륜의 지원 아래 지원과 부부인 척 위장을 하게 됐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두 사람은 처음부터 티격태격했다. 고통스러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지원은 극도로 예민했고, 속으로는 툴툴거려도 정이 많은 카야는 그런 모습을 이해하면서도 그와 티격태격했다.
그런 두 사람은 이내 화해를 하게 됐다. 지원은 카야에게 억울함과 분노로 가득한 자신의 심정을 이야기하며 그간의 행동을 사과했고, 카야도 홀로 버려졌던 어린시절 쓰나미 당시를 떠올리며 지원을 이해한다고 했다.
지륜은 지원에게 "검은 옷이 잘 어울린다"며 블랙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위장을 위한 것이었다. 카야 역시 그런 그를 "미스터 블랙"이라고 불렀다. 지원도 '카야'의 이름이 태국어로는 쓰레기를 의미한다는 말에 '스완'이라는 예쁜 이름을 붙여줬다. 자신의 동생 지수를 '미운오리새끼'라고 불렀던 것을 떠올리며 만들어 준 이름이었다. 지원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카야는 그가 "스완이. 예쁜 백조란 뜻이다. 내 동생도 어릴 때 말 안 듣고 못생겼는데 커서 예뻐졌다"며 자신을 동생처럼 대하자 다소 떨떠름해 했지만 이름을 붙여주자 "넌 블랙 난 스완"이라며 좋아했다.
지원은 한글을 읽지 못하는 스완을 위해 그림 편지를 써줬다. 그런 지원의 따뜻한 배려에 스완은 기뻐했다. 두 사람은 함께 뭍에서 열린 연등 날리기 축제에 참석했고, 연인처럼 함께 소원을 빌었다. 즐거움도 잠시, 지원은 연인 마리(유인영 분)에게 전화를 걸었고, 스완은 그 모습에 마음 아파했다. 마침 지륜이 지원과 함께 킬러의 표적이 됐던 환자가 의식을 되찾았다고 알려왔고, 두 사람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아직 '블랙스완' 커플의 러브스토리는 시작도 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이름을 붙여주고, 서로에게 의지해 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예뻤다. 지원에게는 마리라는 확실한 연인이 있지만, 악인 선재(김강우 분)가 오랫동안 그를 짝사랑해 왔기에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 과연 '블랙스완' 커플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까? 기대감이 모인다. /eujenej@osen.co.kr
[사진] '굿바이 미스터 블랙'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