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하고 싶은데 블록버스터라던 말이 맞지 싶다. 멀쩡하게 잘 가던 길에서 지뢰가 터지듯 애정전설에 꽃이 피나 싶으면 다시 위기가 찾아온다. ‘태양의 후예’의 송송커플(송중기 송혜교)도 그렇고, 구원커플(진구 김지원)도 그렇다. 재난이 지나니 악인이 등장하고 아버지가 시험에 들게 했다. 블록버스터를 찍는 것보다 더 어려운 연애다.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에는 크게 두 커플로 나뉘어 있다. 서로 얽히는 삼각관계, 사각관계 없이 아주 깔끔한 쌍방 커플 둘이다. 그래서 시청자 입장에서는 엇갈리는 사랑의 작대기를 신경 쓰지 않아서 좋고, 어장관리하는 캐릭터도 없으니 더욱 좋았다. 다만 각자 커플마다 처한 장애물이 있다. 가치관과 아버지라는 커다란 벽이다.
유시진(송중기 분)과 강모연(송혜교 분)은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9회분에서 연애를 시작했다. 의사인 모연이 군인인 시진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모두의 생명을 평등하게 중요시 하는 의사와 평화를 위해서라면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는 군인은 결코 가까워질 수 없었다. 이런 장벽을 뚫고 모연은 시진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방송 말미에 등장한 아구스(데이비드 맥기니스 분)가 문제였다. 그는 시진을 위험에 빠뜨리기 위해 모연을 이용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모연이 갖고 있는 그 생명의 존엄성을 건드렸다. 모연은 아구스가 시진의 옛 동료이자 지금은 변절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아구스가 눈앞에서 총을 맞았다. 의사로서 모연은 아구스를 살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선택은 쉽지 않다.
과거 시진은 아구스를 구하려다 동료(이종혁 분)를 잃었다. 목숨을 하나 얻기 위해 다른 목숨을 버리게 된 것. 이후 아구스는 악인으로 거듭났고 시진을 분노케 한 바 있다. 시진은 그럼에도 아구스를 살리라고 모연에게 말했다. 과연 이 커플에게 닥칠 위기는 어떤 것일까. 또 어떻게 그 위기를 극복할까. 귀추가 주목된다.
서대영(진구 분)과 윤명주(김지원 분)는 윤중장(강신일 분)의 허락을 받아냈다. 앞서 윤중장은 시진을 사윗감으로 점찍어놓은 바. 육사출신도 아닌 대영은 자신의 사윗감으로 차지 않는다는 이유로 두 사람의 사이를 방해했다.
명주는 늘 대영을 따랐다. 달라진 건 대영의 태도였다. 더 이상 명주의 손을 놓지 않겠다는 것. 이에 윤중장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두 사람의 사이를 허락했다. 다만 조건이 있었다. 대영이 군인을 그만두고 명주 외가댁의 회사로 들어가라는 것. 아직 명주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과연 대영은 명주를 선택할까. 아니면 군인을 선택할까. 선택의 기로에 놓인 대영으로 인해 구원커플도 위기를 맞을 전망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