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퀸’ 송혜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프로페셔널한 의사에서 사랑에 빠진 사랑스러운 여인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안방극장에 설렘을 선사한 그의 모습은 송혜교라는 세 글자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송혜교는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흉부외과 전문의이자 우르크 의료봉사단 팀장 강모연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강모연은 실력보다 빽으로 승진하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고 곧장 교수에게 달려가 따지고 그 동료에게 “부끄럽지 않냐”고 돌직구를 날리는 거침없는 매력과 가치관이 다른 썸남 유시진(송중기 분)에게도 “미안하지만 제가 기대한 만남은 아닌 것 같네요”라고 말할 정도로 강한 소신을 가진 인물이다.
여느 드라마 속 여주인공과 달리 신데렐라가 되길 거부하고 민폐 없이 사이다 같은 대사를 날리는 강모연 캐릭터는 첫 방 이후부터 단번에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물론 의사로서 환자들을 보살필 때는 카리스마 넘치고, 유시진과의 로맨스에서는 능글맞았다가 애절해지는 팔색조 같은 매력도 큰 몫을 했다.
무엇보다 12년 전 작품인 ‘풀하우스’ 이후에는 보기 어려웠던 그의 망가지는 모습도 여실히 그려진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아침마다 알통구보에 나서는 알파팀 군인들을 보며 넋 놓은 표정을 짓기도 하고 유시진과 윤명주(김지원 분)의 대화를 엿 듣기 위해 문에 청진기를 대는 등 가끔씩 엉뚱함을 뽐내는 강모연은 극중 개그 코드를 책임지고 있다.
이러한 점은 유시진과의 로맨스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9회에서 녹음된 모연의 유서가 방송으로 나가는 통에 만천하에 그의 마음이 드러났음에도 시진의 앞에서 아닌 척 모르는 척하는 모습은 달달하면서도 코믹했다. 특히 시진의 놀림에 횡설수설하는 자신에게 “강모연 가만히 있어. 말 그만해”라고 말하는 대사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광대 미소’를 짓게 했다.
이러한 강모연 캐릭터의 다양한 매력이 보는 이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데에는 이를 연기하는 송혜교의 역할이 크다. 강하면서도 여리고, 진지하면서도 발랄한 모습을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소화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
데뷔 20년이라는 경력, 톱스타라는 이름값, 그리고 워낙 대작인 ‘태양의 후예’에 거는 대중들을 기대에 어깨가 무거웠을 송혜교가 이제는 부담을 덜고 마음껏 강모연으로의 매력을 뽐내주길 바란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