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TV연예’부터 ‘위기탈출 넘버원’까지 줄줄이 종영 소식을 알렸다. 각각 21년, 11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브라운관을 지켜왔던 장수 프로그램의 조용한 퇴장은 씁쓸하기만 하다.
SBS 연예정보 프로그램 '한밤의 TV연예'는 지난 23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21년간 연예 정보 프로그램으로서 시청자들의 곁을 찾아왔던 방송의 마지막에 MC 장예원은 오프닝부터 눈물을 글썽거리며 “21년간 시청자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했다”라고 말했고, 윤도현 역시 “떨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지 4년이 됐는데 벌써 마지막”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앞서 SBS 측은 지난 2일 신규 예능 프로그램 ‘신의 목소리’를 수요일 밤 11시대에 편성함에따라 ‘한밤의 TV연예’는 잠정 휴식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재정비를 위한 휴식기라고는 하지만 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휴식기보다는 폐지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는 KBS 2TV ‘위기탈출 넘버원’ 역시 마찬가지다. ‘위기탈출 넘버원’의 종영설은 이미 예전부터 방송가에 떠돌았던 터. 소재 고갈과 낮은 성적이 그 이유. 그리고 예상대로 24일 KBS 측은 “‘위기탈출 넘버원이 오는 4월 11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한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 KBS는 4월 개편을 맞아 다수의 신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편성 과정에서 폐지 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위기탈출 넘버원’은 기존MC 김종국을 중심으로 박준규, 이상훈, 유재환, 신동우를 새로운 MC로 투입하며 프로그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을 꾀했지만, 결국 폐지의 칼날을 피하지는 못했다.
작년에 방송됐던 KBS 2TV ‘프로듀사’에서 ‘1박2일’ PD로 등장했던 라준모(차태현 분)는 신입 PD 백승찬을 향해 “너 그거 아냐? 박수 받고 끝나는 예능은 없다. 사람들이 박수치면 계속해. 근데 영원히 박수만 칠 수는 없잖아. 언젠가는 질리고, 뻔해지고. 점점 안 보고, 어느새 민폐가 되고. 그러면 그때서야 끝나는 거야. 그러니까 좋게 끝나기가 어렵지. 뭔가 뒷맛이 씁쓸하고 쓸쓸하고. 새드엔딩"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까다로운 시청자들의 입맛을 맞추는 일도 어렵지만, 어렵게 잡은 시청자들의 입맛을 끝까지 만족시키는 것은 더 어렵다. 시청률이라는 성적표와 상관없이 끝까지 노력하기를 포기하지 않은 두 장수 프로그램의 뒷모습에 기꺼이 박수를 보낸다. / jsy9011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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