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힌 인연이다. 8년 전 '쾌도 홍길동'으로 한 배를 탔던 강지환, 성유리, 장근석이 이번에는 월화극 대전을 치르게 됐다. 동지에서 적이 든 이들 중 과연 누가 먼저 웃게 될지 궁금해진다.
오는 28일 새로운 월화극 대전이 시작된다. KBS 2TV '동네 변호사 조들호', MBC '몬스터', SBS '대박'이 한 날 한 시에 첫 방송을 시작하게 된 것. 첫 방송에서부터 승기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세 드라마 측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인데, 여기서 눈길을 끄는 건 '몬스터' 강지환과 성유리, '대박'의 장근석의 인연이다.
강지환과 성유리는 2008년 방송됐던 KBS '쾌도 홍길동' 이후 8년만에 한 드라마에 출연하게 돼 이목을 집증시킨 바 있다. '조선총잡이', '킬미힐미', '그녀는 예뻤다' 등 재회를 주연 배우들이 재성공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강지환과 성유리 역시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경쟁작인 '대박'의 남자 주인공이 두 사람과 '쾌도 홍길동'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장근석인 것. 장근석은 이창휘 역을 맡아 가슴 아픈 사랑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장근석은 이 드라마와 전작인 '황진이'를 통해 사극이 잘 어울리는 남자 배우로 거듭나기도 했다. 8년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장근석이 기대를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근석의 2년만 안방 복귀작인 '대박'은 단 하나의 왕좌를 두고 인생 최대의 도박을 펼치는 두 이복 형제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으로, 그는 살아서는 안 될 왕의 아들 백대길 역을 맡아 연잉군 여진구와 호흡을 맞춘다.
장근석은 방송 3사 월화극 동시 첫방송에 대해 "저희의 최대 강점 중에 하나가 지금까지 사극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소재를 택했다는 게 매력"이라며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인생과 나라를 걸고 한 판 승부를 건 사내들의 이야기가 입체적으로 표현이 돼있다고 말씀드렸는데 드라마를 보시면 충분히 공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환, 성유리 역시 '몬스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몬스터'는 권력층의 탐욕으로 인해 희생당한 한 남자의 복수를 그린다. 철옹성처럼 단단한 베일에 싸여있던 특권층의 민낯을 꺼내보이기 위한 통쾌한 풍자로 여기에 아름다운 로맨스를 더한다. '몬스터'가 특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자이언트' '기황후' 등을 집필한 장영철 작가의 신작이기 때문이다.
강지환은 "제가 복수극을 자주하는 것처럼 느끼실 수 있다. 그런 부분이 장점일 수도, 단점일수도 있다"며 "매번 그랬지만 이번처럼 철저하게 대본을 공부하고 분석한 적은 없었다. 칼을 갈고 나온 결과가 브라운관에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또 성유리는 "3사가 동시에 첫 방송하는데 부담감이 있지만 시청률에는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모든 건 시청자들의 몫.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아무도 확신할 수가 없다. 8년만에 기막힌 인연으로 만난 세 사람이 어떤 결과를 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리고 놓치고 있었던 한가지! 또 다른 경쟁작인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연출자인 이정섭 PD는 김영조 PD와 '쾌도 홍길동'의 연출을 맡은 바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OSEN DB